제1775화 바쁜 문소남
원아는 식재료를 구매한 후 과자 매대 쪽으로 가서 소남이 여러 가지 과자를 골라 카트에 넣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도 암암리에 머릿속으로 그 간식들을 기억했다.
그러고 나서 두 사람은 함께 계산대로 갔다. 직원은 모든 물품을 쇼핑백에 담아주었다. 원아가 움직이기 전에 소남이 핸드폰으로 계산을 마쳤다.
원아는 어쩔 수 없이 그의 뒤를 따랐다. 원래 자신이 계산하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그가 먼저 계산해버렸다.
집에 돌아오자 세 아이가 소남과 원아를 에워쌌다.
헨리가 귀여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아빠, 과자 사오셨어요?”
“그럼, 다 여기 들어 있어요.”
소남이 말했다.
“너무 좋아요! 누나 만세!”
헨리는 박수를 치며 원아의 손을 꼭 잡았다.
“어? 나? 나 만세?”
원아는 아연실색하며 아이를 바라보았다. 소남이 아이들에게 사준 간식인데 왜 나에게 만세라고 하는 거지?
“만약 누나가 아니었다면, 아빠는 과자 같은 건 안 사다 주셨을 거예요. 그럼 우리는 오늘도 과자도 못 먹는 거죠! 누나, 누나가 있어야 아빠가 우리한테 잘 해준다구요!”
헨리는 일부러 울며 하소연했다.
소남은 아들의 이런 모습에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이 아이가 지금 이러는 건 다 원아를 붙잡기 위해서였다.
원아를 이 집에 남게 하려고 하는 말과 행동이니 헨리가 뭐라고 하든 소남은 상관없다.
원아는 아이의 그런 모습을 보고 어쩔 수 없다는 듯 헨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거 다 아버지가 사주신 거니까 아빠에게 감사하다고 해야지.”
“누나 말은 잘 들어야지, 아빠 고마워요.”
헨리는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돌려 소남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며 눈을 깜빡였다.
이 계책은 세 아이가 같이 생각한 것이었다.
엄마인 원아가 아빠가 자기들을 잘 돌봐주지 않고 늘 자기들을 홀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분명 이 집을 쉽게 떠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세 아이는 최선을 다해, 소남이 조금도 자기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말해야만 한다.
원아는 쇼핑백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아이들의 간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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