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7화 각자 품은 마음이 다르다
이연은 고개를 숙이고 표정을 들키지 않도록 흘러내린 긴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녀는 아무에게도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특히 눈앞의 이 남자에게는 더욱 그랬다.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했는데, 넌 나에게 조금의 미련도 없어?”
송현욱은 이연의 턱을 잡은 채 화가 난 얼굴로 물었다.
이연은 속이 좋지 않았지만 그는 여전히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당신과 나는 철저한 비즈니스적 관계로 만나는 거 아니었어요. 그런 사이에 무슨 미련이 있겠어요? 하지만, 걱정되는 게 하나 있긴 해요. 당신보다 더 대범한 남자를 찾을 수 없을까 봐 두려워요.”
이연의 말에는 비웃음이 담겨 있었다.
송현욱은 악한 기운이 서린 눈빛을 반짝이며 그녀의 어깨를 잡고 바다를 향하게 했다.
“그래? 여기 어때, 좋아?”
이연은 눈물이 나려는 것을 꾹 참았지만 마음대로 잘 조절이 되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들고 푸른 하늘을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 바다는 매우 아름다워요. 풍경도 좋고, 내 생각에 이곳을 좋아하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아요.”
그러다 그가 갑자기 씨익 웃었고, 그의 미소는 마치 이제 막 피어난 봄꽃 같았다.
그는 계속 이연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물었다.
“그럼 너는, 나는 좋아해?”
그녀는 송현욱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의 이마를 짚어 보았다.
“당신 열 나요? 어디 아픈 거 아니죠?”
이연은 자신의 심장 박동이 빨라진 것을 느끼며 당황했다. 혹시라도 매력적인 그의 함정에 걸려들까 봐 걱정됐다.
그녀는 이글거리는 그의 시선을 피하며 자신은 사랑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송현욱은 반드시 그녀에게서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듣고야 말겠다는 표정이었다.
“조금도 좋아하지 않아?”
이연은 이마를 타고 내려오는 잔머리를 귀 뒤로 넘겼다.
바보가 아닌 이상 자신도 상황 판단 정도는 할 줄 알았다.
그녀는 마음속의 파란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하며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우리는 고용주와 피고용주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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