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장

"내게 관심이 너무 지나친 것 아니에요?” 여지안이 어이없어하며 눈을 흘겼다. 그러나 안서진의 힘을 이길 수 없었던 그녀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며 그대로 의자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옥정한도 더 이상 여지안과 잡담을 나누지 않고 제자리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곧 북성에 도착하자 안서진과 여지안이 비행기에서 내려 옥정한이랑 헤어졌다. “이제야 생각난 건데 우리, 아직 그 사람의 이름을 모르네요?” 이 말을 들은 안서진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왜요? 그 사람의 이름도 알고 싶어요?" 여지안은 이상한 점을 깨닫지 못하고 계속 대답했다. "당연하죠. 어쨌든 같이 위험한 상황을 해결한 사이니, 당연히 그 사람의 이름이 궁금하죠." ‘같이 위험한 상황을 해결한 사이라고?’ 안서진은 고개를 돌린 채 여지안에게 더는 말을 걸지 않았다. 호텔에 도착한 여지안은 프론트 데스크에서 그 익숙한 얼굴을 다시 보게 되었다. "또 보네요? 설마 그쪽도 이 호텔에 묵어요? 정말 우연이네요?” 그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옥정한은 안서진과 여지안이 자기 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고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두 사람도 여기 묵나 봐요? 그럼, 한동안 이웃으로 지낼 수 있겠네요.” 여지안이 궁금해하며 물었다. "참, 아직 그쪽 이름이 뭔지 모르네요?” 옥정한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제 이름은 옥정한이에요." ‘옥정한?’ 여지안은 이 이름이 전혀 낯설지 않았다. 삼 년 전, 아무런 존재감이 없던 NK그룹이 하룻밤 사이에 유명해졌고, 삼 년간의 발전을 거쳐 이미 여러 업계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 회사의 대표가 바로 옥정한이었다. 그러나 옥정한은 남들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아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여지안은 조금 놀랐지만 곧바로 자기소개를 했다. "저는 여지안이라고 해요. 제 옆에 있는 이분은 안서진이라고 하고요...." "알고 있어요. 여지안 씨가 매우 유명해서 저도 신문을 통해 본 적이 있어요.” 옥정한이 몸을 돌려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