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장
"내가 뭘 하든 안 대표님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자기 일에나 신경을 써요."
여지안은 당연히 뒤지려 하지 않았고, 그보다 더 무자비하게 말했다.
안서진은 휴지를 꺼내 입을 닦고는 말을 이었다.
"나는 아버지의 명령을 받고 그쪽을 돌봐주는 거야. 나도 매일 잔소리하고 싶지 않아.”
"잔소리하기가 싫으면 참견하지 마요."
이 말을 들은 여지안은 더욱 짜증이 났다.
이때 안명진이 눈을 비비며 방에서 나왔다. 두 사람의 분위기가 마치 싸우기라도 한 듯 기괴해 보이자, 그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왜 그래요? 아침부터 왜 원수라도 보는 듯 얼굴을 찡그리고 그래요?"
"별것 아니에요. 안명진 씨, 그쪽은 빨리 밥이나 먹어요. 내가 이따가 그쪽의 방에 가서 복습하는 걸 도와줄게요."
안명진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서둘러 아침을 먹고는 다시 침실로 돌아갔다.
"지안 누나, 제가 반년 동안 거의 강의를 제대로 듣지 않았는데, 정말 다 복습할 수 있어요?”
침실 걸상에 앉아 있던 안명진이 손으로 머리를 받친 채 펜 끝을 깨물며 답답한 마음에 물었다.
"당연히 다 복습할 수는 없죠."
여지안은 한 마디로 사실을 꼬집었다.
안명진은 “아”하고 탄성을 지르고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그럼, 어떡해요. 설마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는 건 아니겠죠?"
여지안은 이마를 짚으며 탄식했다.
"내가 있는 한 당연히 시험을 통과 못 할 리 없죠. 그러나 만점을 받을 수는 없을 거예요."
‘만점? 내 평소 성적이 60점이 넘으면 천만다행인데.’
안명진은 시험을 통과 못 할 리 없다는 말을 듣고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
"지안 누나, 그럼, 우리 빨리 시작해요."
여지안이 책을 펼쳐 그에게 중점을 찍어주기 시작했다.
그녀는 책 안의 내용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기에 중점을 찍어줄 때, 자기가 시험 문제를 내는 것처럼 자신감 있게 술술 찍어 내려갔다.
"지안 누나, 이건...."
그는 조금 의아해졌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중점을 찍어줄 때, 모두 한 뭉텅이씩 찍어줬는데, 여지안은 몇 페이지에 겨우 한마디를 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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