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화
강성 병원 원장실 앞에 도착한 정서연은 문을 밀고 들어갔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방 안에는 이미 나이가 지긋한 어른 대여섯 분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들의 시선은 노골적으로 그녀를 훑고 있었다.
진도윤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손짓했다.
“서연아, 들어와.”
“안녕하세요, 교수님.”
정서연은 안으로 들어서며 공손히 인사를 올렸다.
방 안에는 의료 저널에서 자주 보던 익숙한 얼굴이 여럿 있었다.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모두 진도윤의 오랜 친구라는 사실쯤은 알고 있었다. 나머지 어른들도 원장이 차례로 이름을 말하며 그녀와 인사를 나누게 했다.
“이분이 정 선생이구먼. 역시 진 교수 제자답게 젊어도 능력이 대단하네.”
칭찬이 시작되자 다른 이들도 연이어 호평을 보탰다.
정서연은 차분하게 칭찬을 받아들이고 하나하나 정중히 답례했다.
본론이 시작된 것은 십 분쯤 지나서였다.
진도윤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서연아, 당분간 다른 일은 잠깐 내려놔. 진료 시간도 줄이고. 아주 중요하고 복잡한 증례를 다루는 세미나가 열리는데 네가 꼭 들어가야 해.”
어제 추지훈에게서 미리 귀띔을 들은 터라 그녀의 표정은 요동치지 않았다.
“침습성 혈관종이 다발성 경화와 동시에 발현된 사례야. 증상은 3년 전부터 나타났고, 그동안 계속 해외에서 치료를 받았지.”
진도윤이 개요를 설명하자 정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였다.
“정 선생, 정말 대단하네. 난 이 병 얘기 듣고 꽤 놀랐거든.”
어떤 어르신이 그녀의 담담한 표정을 보고 감탄하듯 말했다.
정서연이 정신을 가다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너무 집중해서 들었어요. 정말 복잡하고 희귀한 사례라서요.”
그렇게 말했지만 큰 동요는 드러내지 않았다.
“나는 또 이 질환을 이미 연구한 줄 알았지. 내가 자네 나이 때는 배우는 데만 몰두했어. 이런 기회는 더없이 소중했지.”
말을 한 이는 강성 의대의 하 교수로 질병 연구 부서에서도 일하고 있었다.
정서연은 그 어조와 표정에서 살짝 묻어나는 깔보는 기색을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불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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