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화
“도대체 왜 그래요? 제가 도와줄까요?”
추지훈이 마른기침하자 전화기 너머에서 희미하게 그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요. 제가 나중에 연락드릴게요. 저는 지금 할 일이 있어서 먼저 끊을게요.”
새벽 4시 30분에 여자의 부름 소리까지 들은 정서연의 얼굴은 빨개지고 말았다.
“왜 이런 시간에 저한테 전화하셨어요? 여자친구분 질투하겠어요.”
그녀가 오해하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추지훈은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
“다음에 봐요.”
연락을 마친 정서연은 조금 전 대화를 떠올리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병원을 떠나서 운전해서 집으로 가는 길, 정서연은 낯선 번호로부터 연락받았다.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최예준의 사랑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어디야? 나 지금 아파. 와서 나 좀 봐줘.”
유치함에 섞인 마치 명령하는 듯한 말투에 정서연은 저절로 미간을 찌푸려졌다.
최예준의 말투가 어색한 걸 보아 아마 옆에 누군가 앉아서 녀석에게 이런 말을 ㅅ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줌마 옆에 있어?”
정서연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었다.
하지만 어른의 대답은 없었고, 오직 최예준의 짜증 섞인 목소리만 다시 들려왔다.
“엄마한테 전화하면 안 돼? 그게 뭔 상관이야. 당장 와서 나를 병원에 데려가라고.”
녀석은 마치 어른같이 하는 말하다 순수한 느낌이 없었다.
정서연은 입술을 깨물고 인내심을 유지하며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디가 아픈데? 말해봐. 아줌마한테 연락해서 의사 선생님을 불러오라고 할 테니까.”
“안돼. 왜 하필 의사 선생님이 와야 하는데? 우리 엄마 아니야? 내 몸 상태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이잖아. 자기 친아들조차 관심하지 않는 걸 보면 내가 얼마나 싫은 거야.”
이건 5살짜리 최예준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당연히 안혜연이 녀석에게 이런 말을 가르쳐줄 리도 없었다.
정서연은 불안한 예감이 엄습해오기 시작했다.
그녀가 아무 말도 없자 최예준이 또다시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는 나 보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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