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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말을 마친 추지훈은 시계를 슬쩍 확인하더니 아무 일 아니라는 듯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점심 같이 먹을래요?” 정서연은 잠시 시선을 내렸다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저었다. “그 전에 먼저 할 말이 있어요.” 그녀는 숨을 한 번 고르고 천천히 말을 꺼냈다. “아까 지훈 씨가 나랑 같이 연수 가겠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나, 연수 미뤄야 할 것 같아요.” 짧은 말 뒤에 깊은 한숨이 따라붙었다. “민 여사님의 상태가 너무 복잡해서 지금은 떠날 수가 없어요.” 하지만 추지훈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은 표정이었다. 마치 그녀의 대답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스티븐 박사가 서연 씨를 추천하겠다고 했을 때부터 일정에 대해서는 미리 다 얘기해 뒀어요.” 그의 눈빛에는 흔들림 없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이번 연수는 정말 중요한 기회예요.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꼭 다녀와야 해요. 그만큼 값어치 있는 시간이니까요.” 그녀가 다시 입을 열기 전, 추지훈이 먼저 말을 이었다. “이미 이모랑 스티븐 박사랑도 얘기 끝났어요. 서연 씨 연수 일정에는 아무 문제 없을 거예요. 그리고 서연 씨가 더 많이 배워야 이모님의 병도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정서연을 향한 그의 믿음은 예전부터 단단했다. 그녀의 가능성을 누구보다 높이 평가했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길 진심으로 바랐다. 그래서 그녀가 임신 때문에 갑작스레 결혼을 결심했을 때, 그는 적잖이 실망했었다. 그녀가 남자 하나 때문에 귀중한 기회를 포기했다는 사실이 못내 아쉬웠고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다. 만약 그 결혼이 없었다면 지금쯤 그녀는 미국에서 이름을 알린 전문가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말을 마친 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어조는 단호했지만 결국 꺼내지 못한 말이 그의 안에 남아 있었다. 정서연은 그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었고 눈빛은 어느새 깊은 사색에 잠겨 있었다. 지난 수년간 그녀의 미래와 꿈에 진심으로 마음을 써준 사람은 진도윤과 추지훈, 단 두 사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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