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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이 집은 예전보다 더 사람 냄새가 가득했다. 정서연은 디테일을 매우 중시하는 사람으로 집 곳곳을 신선한 꽃다발로 장식했다. 최씨 가문에서 나온 후로 예전보다 삶을 더 사랑하게 된 것 같다. 추지훈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적어도 정서연이 이 집에서 사는 삶은 그녀가 상상하던 것보다 훨씬 자유롭고 행복할 것이다. 집사는 생각보다 빠르게 물건을 배달했으며 슬리퍼 한 켤레 외에 세면도구도 가져왔다. 추지훈은 문 앞에 서서 물건들을 받았고 집사는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도련님, 아래층에 어떤 남자가 있는데 위층을 계속 쳐다보고 있는 걸 보니 술을 좀 마신 것 같아요.” “어떻게 생겼어요?” “잘생기고 키도 큰 남자인데 운전도 꽤 잘하는 것 같더라고요. 도련님과 서연 아가씨가 있는 층을 보고 있는 것 같았어요.” 말이 끝나기 바쁘게 정서연이 문 앞으로 다가왔다. “이 늦은 시간에 물건을 가져오게 해서 미안해요. 참 고생이 많으세요.” 정서연의 예의 바른 인사치레는 집사의 눈에는 마치 이 집의 여주인이 된 것처럼 보였다. 조 집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서연 씨, 이건 제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에요. 그냥...” 추지훈이 집사의 말을 끊었다. “두고 온 물건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한 번 더 올라오는 건 너무 번거로우니까 제가 같이 내려가서 가져오도록 할게요.” 집사는 살짝 어리둥절해하다가 곧 눈치를 채고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정서연은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약간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의심하지 않고 주방으로 돌아가서 볶음면을 담으면서 추지훈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집사는 먼저 차를 몰고 떠났고 추지훈은 아파트 아래층의 주차 공간으로 향했다. 이곳은 임시 주차 공간일 뿐이지만 최재현은 이미 차 안에 앉아 이곳에 30분 동안 머물렀다. 최재현은 병원에서부터 정서연과 추지훈의 차를 뒤따랐다. 오봉구가 정서연을 난처하게 하는 것도 목격했고 추지훈이 정서연을 지켜주고 또 정서연의 손을 잡고 병원을 떠나는 모습도 목격했다. 최재현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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