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화
정서연은 진심으로 돕고 싶었다. 게다가 그녀가 생각기에 최재현이 추지훈을 때린 일은 자신과도 관련이 있었다.
정서연은 추지훈에게 미안했지만, 안타깝게도 그가 자신의 사과를 달갑지 않아 하는 듯했다.
방으로 돌아오자 휴대폰이 갑자기 진동했다. 안혜연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최예준은 집에 돌아가자마자 잠들었고, 최재현도 방금 귀가했다는 내용이었다.
정서연은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대신 안혜연이 보내온 평온하게 잠든 최예준의 사진을 보고는 마음이 조금 따뜻해졌다.
침실. 샤워를 마친 추지훈은 침대에 누웠지만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 창밖에 걸린 초승달을 바라보는 그의 가슴은 묘하게 답답했다.
방 안에는 아직도 정서연 특유의 은은한 향이 남아 있었다. 희미하게 코끝을 스치는 그 향이 그의 불편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 주었다.
어쨌든 이제 그는 자연스럽게 정서연의 곁에 머물며 그녀를 지킬 기회를 얻었다. 그녀가 어떻게 생각하든, 자신은 곁에서 할 일을 다 하기만 하면 된다고 추지훈은 다짐했다. 다른 것은, 굳이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눈을 감은 추지훈은 조용한 밤 속에서 서서히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차가 아직 수리되지 않아 정서연은 추지훈의 제안을 받아들여 그의 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러나 병원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자마자 사람들의 시선이 몰렸다.
“저 사람 정 선생님 아니야?”
“옆에 있는 남자는 누구야? 완전 잘생겼다.”
“추지훈 선생님인 것 같은데? 민정희 씨랑 함께 리미아에서 돌아온 그분. 유학파 수재라던데 늘 해외에서 일했다잖아.”
“둘이 아침부터 같이 오다니... 설마 어젯밤부터 함께 있었던 건 아니겠지?”
웅성거림이 이어졌다. 청력이 좋은 정서연은 곁눈질로 추지훈을 바라봤다.
“미안해요. 차만 고쳐지면 이런 번거로움도 없을 텐데요.”
“번거로움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추지훈은 전혀 개의치 않는 얼굴이었다.
두 사람은 병원 안으로 들어섰다.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정서연과 친한 진 간호사가 조심스레 물었다.
“정 선생님, 추 선생님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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