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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정수아는 죄책감이 서린 표정을 잠깐 지었지만 곧 사라졌다. 그녀는 억울한 눈빛으로 정서연을 바라봤다. “언니가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예준이를 위해서라도 빨리 집에 돌아와. 그럼 나는 나갈게.” 또 같은 말을 반복했다. 정서연은 싸늘하게 그녀를 보며 말했다. “뭔가 착각한 것 같은데, 내가 먼저 집에 가는 게 아니라 네가 먼저 나가야 내가 돌아갈 수 있는 거야.” 주객이 뒤바뀌어 누가 주인이고 누가 끼어든 사람인지 분명해졌다. 말로 이길 수 없게 된 정수아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그러면 오늘 내가 나갈게. 예준아, 아빠 말 잘 듣고 있어. 엄마 금방 돌아와.” 정수아는 아쉬운 눈길로 최예준을 바라보며 금세라도 떠날 것처럼 보였다. 최예준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와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싫어요, 이모 가지 마요!” 아이에게 위로 없는 이별은 버거웠다. 게다가 그동안 최예준은 줄곧 정수아와 함께 지냈다. 엄마가 자신을 필요로 하는지조차 확신하지 못한 최예준은, 엄마가 돌아오면 지금처럼 즐겁게 지낼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다. 최예준이 찢어질 듯 우는 소리를 들으며 정수아는 그를 꼭 껴안았다. 하지만 말이 채 나오기도 전에 추지훈이 냉소했다. “정수아 씨는 예준이 친엄마 역할이 꽤 마음에 드나 보네요.” 정서연은 최예준을 바라보며 미간을 깊이 찌푸렸다. 최예준이 정수아에게 꽉 매달려 우는 모습을 직접 보지 않았다면, 아이의 울음소리에 마음부터 약해졌을 것이다. “지훈 씨, 그만해요.” 정서연이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모두 정수아 잘못만은 아니에요. 빈틈이 없으면 파리라도 못 달라붙죠. 최재현이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정수아가 예준이 새엄마 노릇할 기회도 없었을 거니까요.” 말끝은 차갑고 날카로웠다. 정수아는 변명할 겨를도 없이 눈물만 흘리며 최예준을 안았다. 이를 보다 못한 이유현이 말했다. “이런 꼴을 직접 봐야 속이 풀리겠어?” 정서연은 그를 향해 얼굴을 굳혔다. “거짓말인지 확인하고 싶다더니 이제 증명됐잖아. 또 할 말 있어?” 아이를 울린 건 정서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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