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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다정한 DJ 목소리와 함께 추지훈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정서연의 가슴속으로 파고들었다. 그 순간 뭔가 울림이 느껴진 그녀는 운전 중인 남자를 바라보며 알 수 없는 든든함을 느꼈다. “알겠어요.” 정서연은 휴대폰을 꺼내 안혜연에게 문자를 보냈다. [예준이가 천둥번개를 무서워하지는 않나요?] 곧 답장이 왔다. [작은 도련님은 이제 천둥번개를 안 무서워해요. 지금은 장난감 가지고 놀고 있고, 30분 뒤에 씻겨서 재울 거예요.] 메시지를 확인한 정서연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가끔은 생각해요. 세상에 저를 이렇게 잘 아는 사람이 또 있을까 하고.” “제가 그 사람인가요?” 추지훈이 입가를 살짝 올렸다. “맞아요. 돌이켜 보면 리미아에 있을 때부터 지훈 씨가 늘 저를 이끌어 줬죠.” “그래요?” 추지훈은 모호하게 웃었다. “다만 저희가 연락 끊긴 지 벌써 6년이 넘었다는 건 확실히 기억해요.” 정서연은 숨을 잠시 삼키고 눈을 내리깔았다. “미안해요. 그때 결혼을 결정한 건...” 말을 채 잇기도 전에 추지훈이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말을 자른다. “이미 지난 일이에요. 앞으로는 틀린 선택을 또 하지 않기를 바라요.” 정서연은 말없이 웃었다. 추지훈이 돌아온 뒤로, 마치 누군가 힘껏 손을 잡아 끌어올려 준 듯 모든 일이 한결 수월해졌다. “걱정하지 마요.” 정서연은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최재현과 이혼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더는 누구를 위해 저 자신을 희생하지 않기로 했으니까요.” 병원을 나올 때와 달리 차 안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웠다. 집에 도착한 뒤, 정서연은 자청해서 부엌에서 추지훈의 보조를 했다. 예전 별장에서 지낼 때 그녀는 일하며 시간을 맞춰 최예준의 어린이식까지 준비해야 했고, 6년 동안 하루도 숨 돌릴 틈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음을 터놓을 친구가 있고, 오롯이 일에 집중할 수 있으며, 누구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밖의 비는 점점 세차게 내렸지만 집 안의 따스한 풍경은 폭우와 전혀 다른 세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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