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5화
하얀 가운으로 갈아입은 정서연은 추지훈을 따라 병실로 들어가 민정희의 상태를 살폈다.
침대 위에서 책을 읽던 민정희는 두 사람의 발소리에 고개를 들었고 그녀의 얼굴에 부드럽고 온화한 미소가 번졌다.
“둘이 같이 온 거야?”
그녀는 팔을 내밀며 추지훈이 혈압 측정기를 채워주길 기다렸다. 추지훈은 미처 고개를 들지도 않고 무심하게 대꾸했다.
“네, 아침은 드셨나요?”
민정희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검사할 게 있다기에 너희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지.”
추지훈의 미간이 미세하게 찌푸려졌다.
“바로 간호사를 호출하시지 그랬어요. 그럼 일찍 끝내고 식사도 하실 수 있었을 텐데요.”
“너랑 함께 아침을 먹은 지도 오래됐잖니. 오늘은 서연 선생과 함께 온다기에 기다렸어. 그런데 이미 먹고 온 모양이네?”
민정희의 시선이 정서연에게 향했다.
“네, 저희는 이미 먹고 왔어요. 내일 아침에 같이 먹는 건 어떨까요?”
정서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추지훈이 끼어들었다.
“내일 아침은 안 돼요.”
민정희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추지훈을 힐끗 쳐다보았다.
“왜 또 안 돼? 서연 선생도 괜찮다고 하는데 너만 바쁜 거니?”
잠시 침묵이 흐른 후, 민정희는 이내 밝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
“네가 싫다면 어쩔 수 없지. 난 서연 선생이랑 둘만 먹어도 좋으니까.”
그녀의 말에 정서연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려던 찰나, 추지훈이 재차 말을 잘랐다.
“서연 씨도 시간이 없어요. 앞으로 치료 일정도 잡아야 하고 해서 아침 식사 시간을 따로 내기 어려울 거예요.”
민정희는 실망한 기색으로 정서연을 바라보았다.
“정말이에요?”
추지훈이 그런 말을 하는 이유가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정서연은 그를 따라 맞장구쳤다.
“네, 어르신. 건강이 조금 더 회복되시면 그때 편하게 시간을 내서 함께 식사해요.”
민정희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알았어요. 서연 선생까지 그렇게 말씀하시니 지훈이가 거짓말하는 건 아니겠죠. 서연 선생님은 거짓말하실 분이 아니니까요.”
정서연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없이 입술을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