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2화
“예준아, 아직 이모한테 화났어?”
최예준은 맞은편에 앉은 정수아를 올려다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이모가 일부러 그런 거 아닌 거 알아요. 이모는 절대 저 아프게 하지 않을 거잖아요.”
언제나 그랬다. 이모에게 다쳤던 순간마다, 그는 모두 ‘실수일 거’라고 믿었다.
정수아가 미소 지으며 아이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럼 이모를 용서해 준 거네?”
“당연하죠! 이모는 저한테 잘해주잖아요. 맛있는 것도 사주고 재밌는 게임도 같이 해주고요. 그러니 예준이는 이모가 안 미워요.”
그의 천진한 대답에 정수아는 안도의 숨을 쉬며 손에 힘을 조금 더 주었다.
“다행이야. 이모는 혹시라도 예준이가 날 용서하지 않으면 너희 아빠가 다시는 너랑 못 놀게 할까 봐 걱정했단다.”
“안 돼요!”
최예준은 화들짝 소리쳤다.
“이모는 절 잘 챙겨주잖아요. 이모는 꼭 저랑 같이 있어야 해요!”
이미 엄마는 곁에 없었고 이모마저 떠나버린다면 그의 작은 심장은 그 공허함을 견딜 수 없었다.
“그럼 예준이 아빠한테 꼭 말해줘야 해. 이모가 진심으로 사과했고 예준이도 이모를 용서했다고. 그래야 아빠가 이모를 안 혼낼 거야.”
예준이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이모는 아직 사과 안 하셨잖아요. 그렇게 말하면 거짓말이잖아요.”
정수아는 일부러 서운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럼 예준이는 이모 편을 안 들어주겠다는 거구나. 앞으로는 이모 보기도 힘들겠네...”
그 말에 아이는 급히 고개를 내저었다.
“그런 거 아니에요! 전 이모 꼭 보고 싶어요! 아빠한테 이모가 사과했다고 말할게요!”
그녀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정말? 날 위해 거짓말까지 해주는 거야? 너무 미안하네. 그럼 내일 이모가 맛있는 거 사줄까?”
“진짜요?!”
최예준이의 눈이 반짝였다.
“이모가 예준한테 거짓말한 적 한 번이라도 있었어? 내일 아까 말한 대로만 잘하면 치킨에 햄버거, 콜라도 다 먹을 수 있어.”
정수아는 예준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아픈 몸을 가진 이 아이의 작은 욕심을 채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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