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화
“예준아, 나 싫어하지 말아 줄래? 사실 소하윤이 사탕 주면서 이렇게 말하라고 시켰어. 정말 미안해.”
최예준은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근데 소하윤이 왜 너한테 그런 걸 시킨 거야?”
라온유는 겁에 질린 듯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소하윤이 그러던데, 네 아빠를 너희 이모가 빼앗아 가서 네가 슬퍼한다고. 내가 이렇게 말하면 네가 기뻐할 거래.”
“네가 왜 사과를 해? 멍청아! 너도 네 엄마처럼 멍청하구나!”
최예준이 무언가를 더 물으려는 찰나, 라성준이 급히 아이를 안아 들고 최재현을 날카롭게 노려본 뒤 자리를 떠버렸다. 최재현은 아무 반응 없이 그 모습을 무시하는 듯했지만 두 사람 사이에 좋지 않은 감정이 싹튼 것은 분명했다.
“근데 소하윤은 왜 그런 말을 했지? 나랑 친하지도 않은데, 뭘 안다고 그러는 거야?”
아이의 웅얼거림에 최재현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소하윤?”
흔한 성씨였지만, 그 이름에 최재현은 우연히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다. 그가 아이에게 몇 가지를 더 물어보려던 순간, 옆에 있던 정수아가 급히 아이를 끌어안았다.
“예준아, 정말 다행이야.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면 난 정말...”
정수아는 아이를 살짝 풀어주고는 그의 얼굴에 난 작은 상처를 세심히 살폈다.
“많이 아파? 앞으로 절대 이렇게 하면 안 돼. 이모가 욕 좀 듣는 건 상관없지만 예준이가 다치는 건 너무 속상하니까.”
정수아의 걱정 어린 얼굴을 바라보자 최재현의 마음속에 어렴풋이 남아있던 불편한 감정이 서서히 사라졌다. 역시 정서연의 그 말은 정수아를 향한 편견에서 나온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집으로 돌아가자.”
결국 최재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정수아는 안도의 한숨을 살짝 내쉬며 아이의 손을 꼭 잡고 그와 함께 경찰서를 나섰다.
세 사람은 곧 차에 올랐다.
뒷좌석 어린이용 시트에 앉은 최예준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불만스럽게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엄마는 어디 간 거예요? 그냥 가버린 거예요? 내가 괴롭힘을 당했는데 엄마는 나 지켜주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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