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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병실 안쪽에서 걸어 나온 정서연은 침대 옆에 서 있는 두 사람을 보고도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그녀는 손에 든 컵을 조용히 노인의 머리맡에 놓았다. “당신이 왜 여기에...” 최재현은 갑자기 나타난 정서연을 보고 깜짝 놀랐고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당혹과 불안이 뒤섞여 있었다. '혹시 방금 내 말을 들은 걸까?' 정서연은 그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노인에게 다정히 말을 걸었다. “할아버지, 컵은 깨끗이 씻어놨지만 이제 더 이상 쓰지 않는 게 좋겠어요.” 그 컵은 최재현의 할머니가 남긴 유품으로 노인에게는 천금보다 소중한 물건이었다. 하지만 간병인이 모르고 약을 담는 바람에 이미 낡았던 보온 층마저 망가지고 말았다. 노인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 컵이 수십 년을 나와 함께했는데 내 인생 끝자락에 결국 이렇게 쓸모없는 물건이 되어버렸구나.” 정서연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입을 열려는 순간, 옆에서 정수아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할아버지, 그런 말씀 마세요. 지금 건강도 점점 좋아지고 계시잖아요. 분명 괜찮으실 거예요.” 그러나 노인은 싸늘하게 눈을 치켜뜨며 그녀를 쏘아붙였다. “내몸 상태는 내가 가장 잘 알아! 아무것도 모르면서 입만 열면 엉뚱한 소리를 지껄이니 원. 내가 늙었다고 바보인 줄 알아?” 노인은 이제 더는 정수아의 체면을 살려줄 생각이 없었다. 정수아는 당황하며 최재현 옆으로 한 걸음 물러서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너!” 최재현이 무언가 말하려 하자 노인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꾸짖었다. “얘를 왜 데리고 온 거냐? 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니 당장 내보내!” 정수아의 눈가는 빠르게 붉어졌고, 곧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할아버지, 제가 뭘 잘못했는지 알려주세요. 재현 오빠는 아무 잘못 없어요. 다 제 탓이에요...”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노인의 고함 소리가 병실을 가득 메웠다. “입 닥쳐!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내가 모를 줄 알아? 당장 나가!” 격분한 노인이 심한 기침을 토해내자 정서연은 황급히 그의 등을 부드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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