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70화

“너도 당장 꺼져라. 꼴도 보기 싫다. 차라리 이혼해 버리고 날 서연이한테 보내주든지.” 그 말을 듣자마자 최재현의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노인은 얼굴이 붉게 물든 채 거친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내가 농담이라도 하는 줄 아냐? 그냥 서연이 따라 살게 해줘. 그렇게 좋은 아이를 네가 아껴주지 않으니 내가 나서서라도 제대로 된 남편감을 찾아줘야겠다.” 그 말에 최재현의 마음 한구석이 미묘하게 흔들렸다. “왜, 걔가 재혼하고 싶다는 말이라도 하던가요?” 정서연이 할아버지에게 무슨 말을 꺼냈는지 신경 쓰여 최재현은 순간적으로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노인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그건 또 무슨 소리냐? 서연이가 재혼이라니? 설마 너희들 진짜 이혼이라도 한 거냐?” 노인의 날카로운 눈빛이 매섭게 그를 꿰뚫었다. 쏟아지는 질문에 최재현은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 “그럴 리가요. 예준이도 있는데 우리가 이혼할 이유가 어디 있겠어요.” 애써 태연한 척 대답을 마친 최재현은 슬쩍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일단 쉬고 계세요. 오후에 예준이랑 같이 다시 오겠습니다.” 그는 더 이상 노인의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서둘러 병실 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 손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노인이 낮고 묵직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서연이는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강한 아이가 아니다. 재현아, 넌 내 손자니 내가 누구보다 잘 알지. 정말로 서연이를 잃고 싶지 않다면 네가 먼저 져주는 게 맞다.” 최재현은 순간 발걸음을 멈췄지만 어설픈 대답만을 남기고 급히 자리를 떴다. 그는 원래 할아버지께 이혼 문제를 알리고 싶지 않았다. 걱정만 끼칠 뿐이라 생각했기에. 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노인은 뭔가를 눈치채고 있었던 듯했다. 병실을 나온 최재현은 병원을 떠나지 않고 곧바로 정서연을 찾아갔다. 정서연이 집을 나간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고 인정하기 싫었지만 그녀가 없는 집안은 그에게 너무나 낯설었다. “원장님께서 곧 정 선생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