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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이번 발소리는 아까보다 훨씬 묵직하게 들렸다. 맞춤 구두가 바닥을 짓밟을 때마다 그들의 심장까지 덜컥 내려앉는 듯했다. 최도영의 직감이 말해주고 있었다. 이번에는 분명 주재현이라고... 그의 눈매가 내려앉았을 때 백연의 얼굴에도 순간적인 당황이 스쳤다. 그녀는 허둥지둥 그의 셔츠 단추를 여미며 손길을 움직였다. 조금 전까지 그녀의 입술이 닿아 있던 곳에 짜릿짜릿한 전율이 번졌다. 지금 이 순간 최도영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주재현에게 들켜버리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말이다. 발소리는 점점 가까워져 바로 귀 옆까지 닿았다. 최도영은 백연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지금 당장 고개만 숙여 그녀에게 입을 맞춘다면... 분명 주재현에게 그대로 들킬 것이었다. 짜악! 맑고 또렷한 따귀 소리가 울렸다. 백연의 손바닥이 얼얼해지고 차갑게 최도영을 노려보며 말없이 적당히 하라는 경고를 보냈다. 최도영의 얼굴이 한쪽으로 휙 돌아갔다. 입안에는 피 맛이 돌고 뺨은 홧홧 뜨거웠다. 살면서 자신을 때린 여자는 백연이 처음이었다. ‘감히 날 때리다니. 백연... 참 대단한 여자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좋아한다더니 바로 다음 순간 자신의 따귀를 날리는 속도가 책장을 넘기는 것보다 더 빨랐다. “두 사람 지금 뭐 해요?” 주재현이 나타났다. 따귀 소리를 들은 주재현은 바로 뛰어왔고 눈앞에는 이 장면이 펼쳐져 있었다. 백연은 주먹을 꽉 쥐고 있었고 억울한 듯 눈시울이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반면 최도영의 얼굴에는 선명한 손자국이 있었고 입가에는 희미한 피까지 맺혀 있었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별일 아니에요. 최도영 씨가 사적으로 할 말이 있다고 하시길래... 제가 좀 흥분해서 손이 나갔어요.” 그 말에 주재현의 미간이 확 구겨졌고 백연이 말을 하지 않아도 최도영이 무슨 말을 했을지 짐작이 갔다. 분명 상처 주는 말로 약혼을 포기하게 만들려고 했을 것이다. 주재현은 백연의 손을 펴서 붉어진 손바닥을 살피며 낮게 말했다. “그래요. 맞을 만했네요.” 그러고는 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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