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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백연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주위가 시끄러웠다. 마치 모두가 그녀의 체면이 산산이 부서진 것을 비웃고 있는 듯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끈적하고 차가운 한 쌍의 눈동자가 백연과 마주쳤다. 백진우의 눈을 가늘게 휘며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약혼식의 주인공이 다른 여자를 안고 떠나갔으니 이 화려하고 성대했던 약혼식은 완벽한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지하 주차장. 조수석에 앉은 백연이 멍하니 말했다. “담배 어디 있어요?” 최도영은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정교하게 꾸며진 담뱃갑에서 한 개비를 툭 튀어나오게 했다. 백연이 두 손가락으로 담배를 집어 물었다. 담배 끝을 깨물자 아주 연한 재스민의 달콤한 향이 입안 가득 번졌다. 최도영은 라이터를 꺼내 그녀에게 불을 붙여줬다. 불이 붙고 백연은 연기를 가볍게 토해냈다. 재스민 향과 섞인 연기가 최도영의 코끝을 스치며 피어올랐다. “이 라이터 정말 안 예뻐요.” 그녀가 투덜거리듯 말했다. 최도영은 그녀를 옆눈질로 보며 말했다. “지금 나한테 화풀이하는 거예요?” 그러면서도 그는 물었다. “어떤 걸 좋아하는데요?” 백연은 빈티지 라이터 위에 박힌 보석을 쓰다듬으며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다이아 박힌 거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최도영은 즉시 답했다. “좋아요. 하나 맞춰줄게요.” 백연은 다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느긋한 자세였지만 그녀의 감정은 전혀 읽히지 않았다. 최도영은 잠시 침묵했다. 흐릿한 연기 사이로 백연의 오묘한 얼굴선이 가려졌다. 그녀는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최도영 씨, 그 두 사람 했을까요?” 최도영은 그녀가 그걸 신경 쓰는 걸 보고 냉소를 지었다. “글쎄요,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주재현은 이미 깨끗한 몸은 아니겠죠. 남녀 단둘이 한 방에 있었잖아요. 아마 우리처럼 휴게실에서 몰래 키스라도 하고 있었을걸요. 갑자기 우리가 들이닥치지만 않았어도 아마 마지막까지 갔겠죠.” 이어 그는 단호히 말했다. “백연 씨, 그만 약혼 깨요.” 그 말은 정작 관련된 당사자보다 더 조급한 사람처럼 최도영은 늘 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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