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하지윤은 잠시 굳은 채 서 있었다.
하지만 백연이 뱉어낸 날 선 말들에 결국 참지 못하고 나섰다.
“백연 씨, 지금 사람 다친 거 안 보여요? 저는 단지 도와주려 했을 뿐이에요. 그렇게까지 몰아붙일 필요는 없잖아요.”
하지만 백연은 그녀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차갑고 침착하게 백진우만을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버려.”
그 한마디에 하얀 손수건은 백진우의 손끝에서 힘없이 떨어지며 바람에 살짝 흔들리더니 그대로 바닥에 내려앉았다.
그 사이 하지윤의 얼굴빛은 조금씩 무너져 내렸지만 백연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백진우. 밟아.”
그러자 백진우는 아무 표정 없이 마치 훈련된 개처럼 그녀의 말에 그대로 따랐다.
상처 난 얼굴로 눈길을 내리고 발끝을 들더니 그 손수건을 내리 짓밟기 시작했다.
깨끗했던 손수건 위에 곧 더러운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혔다.
하지윤은 그 장면을 보고 숨이 턱 막히는 듯 입술을 굳게 다물었고 이내 얼굴이 화끈하게 달아올랐다.
이런 식으로 공개적인 모욕을 받은 건 그녀 생애 처음이었다.
그 사이 백진우는 입가의 피를 손등으로 닦아내며 백연을 향해 부드럽게 그리고 기이하게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됐어요? 누나...”
그 말에 백연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응. 참 착하네.”
그때 갑자기 바람이 불어왔다.
그 바람에 더러워진 손수건은 바람에 밀려 회랑 끝 작은 연못으로 떨어지더니 이내 조용히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더는 다시 쓸 수 없을 만큼 더럽혀진 채로...
그러나 백연은 그걸 보고 오히려 더 환하게 웃었다.
너무나 깨끗한 것들은... 자신도 백진우도 가질 자격이 없었다.
그녀는 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의 모습에 하지윤은 애써 목소리를 가다듬고 최대한 예의를 지키며 말했다.
“백연 씨. 혹시 어제... 약혼식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일부러 저를 모욕하는 거라면... 여기서 사과할게요.”
그녀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고 기품을 잃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애쓰는 표정이었다.
“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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