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임진석도 집으로 돌아왔다. 거실 소파에는 은행 카드를 손에 쥔 채 생각에 잠겨 있는 김하정이 앉아 있었다.
“지효는?”
“2층에 있어요.”
김하정은 몸을 뒤로 젖히며 카드를 그의 앞으로 툭 던졌다.
임진석은 그것을 집어 들고 살펴보다가 중얼거렸다.
“주씨 가문 카드네?”
“주씨 가문이요?”
김하정은 의아한 얼굴로 카드를 다시 가져와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어떻게 이게 주씨 가문 카드라는 걸 알아요? 로고도 없는데.”
임진석은 천천히 설명했다.
“그 은행은 주씨 가문에서 자금을 댄 곳이야. 그래서 주씨 가문 카드라고 부르는 거지. 게다가 이건 일반적인 1종이나 2종 카드가 아니라 내부 직원만 쓸 수 있는 카드야.”
결국 이 카드는 주씨 가문 사람이거나 최소한 그들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의 것이라는 의미였다.
김하정은 머릿속에서 주씨 가문을 떠올렸다.
“주씨 가문 사람 중 지효 또래는 장남 주은호뿐이잖아요?”
“그럴 거야. 들으니 작년에 귀국했다고 하더군. 그전에는 쭉 외국에 있었지. 요즘 주씨 가문은 꽤 잘 나가고 있어.”
김하정은 속으로 계산을 굴렸다. 선택지는 많지 않았지만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한 번에 2억을 내줄 정도라면 임씨 가문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조건이었다.
그렇다면 임지효가 주은호를 붙잡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최소한 뒷길 하나는 더 확보하는 셈이었다.
“지효는 우리 딸이야. 돈 버는 도구로 만들 생각이야?”
임진석이 못마땅하다는 듯 묻자, 김하정은 코웃음을 치며 비꼬았다.
“난 당신이 하고 싶으면서 차마 말하지 못하는 걸 대신 말했을 뿐이에요. 밖에서 큰아이도 우리 핏줄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지도 않았다.
“그날도,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눈을 부릅뜨며 날 노려보더라고요. 친자식이 엄마한테 이래도 되는 거예요? 박씨 가문을 미련 없이 버린 것도 박씨 가문이 가난해서 싫었던 거 아니겠어요? 결국 우리도 돈 보고 선택한 거잖아요.”
임진석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어쩌면 김하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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