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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하지만 그 평온은 오래가지 못했다. 오유나는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했음에도 그 경험으로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집착은 더욱 깊고 비뚤어진 형태로 변해 민재하의 일상을 끈질기게 파고들었다. 이제 그녀는 공개적인 소란을 피하고 지켜보는 방식을 택했다. 오유나는 민재하의 시간표를 거의 외우다시피 했다. 강의실 앞, 도서관 복도, 심지어 남자 기숙사 입구까지 그녀의 모습은 늘 그의 시야 가장자리에서 어른거렸다. 그리고 그녀는 울지도 소리치지도 않았다. 다만 서슬픈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같은 말만을 되뇌었다. “재하야, 왜 나한테만 이러는 거야?” “넌 날 지켜준다고 했잖아. 그 말 다 잊어버린 거야?” “제발 이유만은 말해 줘, 아니면 안 갈 거야.” 이런 조용하고 끈질긴 괴롭힘은 소리치는 분노보다 훨씬 더 사람을 지치게 했다. 이미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른 민재하는 그녀를 따돌리기 위해 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나 그녀는 또다시 그의 앞에 나타났다. ... 어느 날 저녁, 친구들과 농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을 때였다. 문을 여는 순간 낯선 향수 냄새가 공기를 타고 코끝을 스쳤다. 오유나는 그의 전공책 위에 손가락을 올린 채 무심히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본 룸메이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어색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재하 형, 이건 좀...” 한 명이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목소리에는 불쾌함과 방해받은 짜증이 섞여 있었다. 순간, 민재하는 아무 말 없이 성큼 앞으로 나가 오유나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너무 세게 쥔 탓에 그녀의 입에서 짧은 비명이 새어 나왔다. 민재하는 그녀를 숙소 밖으로 거의 끌어내듯 데리고 나갔다. 복도를 지나고 계단을 내려가는 동안 수많은 시선이 그의 등에 따갑게 꽂혔다 “재하야! 아파... 이거 좀 놔!” 오유나는 울먹이며 몸을 비틀었지만 민재하는 냉정하게 그녀를 외면했다. 그는 그녀의 애원이나 저항과 같은 그 어떤 소리에도 귀 기울이지 않았다. 굳게 다문 그의 턱선에는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고 온몸에서는 서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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