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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최지은은 한참을 뒤척이다가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언니는 이미 곁에 없었다. 눈을 비비며 휴대폰을 켜서 시간을 확인했더니 벌써 9시가 넘었다. 곧이어 화면에 메시지 창이 우르르 떴다. 대부분은 한수혁이 보낸 문자였다. 눈에 익은 이름을 보자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내용은 확인하지도 않고 그대로 삭제하고 차단까지 일사천리로 처리해버렸다. 소유정과 신재민의 메시지도 보였는데 대체로 안부와 걱정이 위주였다. 어제 결혼식장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으니 분명 상처받았을 거로 생각했을 테니까. 정작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아마 한수혁의 외도를 알아챈 이후로 결혼식의 모든 장면을 머릿속에서 수없이 시뮬레이션해 오면서 고통이 분산되고 무뎌졌을지도 모른다. 최지은은 소유정과 신재민에게 각각 답장을 보낸 뒤 베개를 안고 자기 방으로 돌아가 간단히 씻었다. 최지유가 임무를 내려준 만큼 무슨 수를 쓰든 오늘 반드시 강호 그룹에 입사해야 했다. 준비를 마치고 내려와 보니 장미숙이 이미 아침 식사를 준비해두었다. 그녀를 발견하자 서둘러 주방에서 음식을 내왔다. “큰아가씨께서 아침 일찍 외출하셨어요. 나가시면서도 둘째 아가씨한테 꼭 아침 먹이라고 신신당부하시더군요.” 최지은은 의자에 앉아 식탁에 놓인 우유 잔을 집어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언니는 아침 먹고 갔어요?” 장미숙이 고개를 끄덕였다. “몇 년 만에 아침을 드시는지 모르겠네요. 오늘은 일어나자마자 밥 차려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기분이 꽤 좋아 보이던데 아마 둘째 아가씨가 돌아오셔서 그런 것 같아요.” 최지은이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앞으로도 저 대신 언니 아침 잘 챙겨주세요.” 장미숙이 침묵을 지키더니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저 다음 달 그만두는 거 아시죠?” 그제야 어젯밤 장미숙이 곧 떠난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최씨 가문도 이제는 예전 같지 않으니 씁쓸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다행히 그녀라도 돌아와서 언니 혼자 외로이 남겨지는 불상사는 피했다. 가족의 품으로 간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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