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7화
이 시점까지도 그는 최지은과 헤어지지 않았다고 고집부렸다.
그것은 최지은의 일방적인 이별 통보였고 그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의 말이 나오자 공기가 잠시 얼어붙은 듯했다.
강도윤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의자에 몸을 기댄 채 담담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헤어지지 않았다고요? 헤어지지 않았다면 한 대표님은 왜 뒤에서 이런 속임수를 쓰는 거예요? 자신과 7년 동안 약혼했던 상대에게 이런 수단을 쓸 정도라면 저는 한 대표님이 파트너를 대하는 태도가 걱정되네요.”
한수혁의 얼굴색이 즉시 변했다. 그는 강도윤이 자신에게 언어적 함정을 파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목구멍에 무언가 걸린 듯 삼킬 수도 뱉어낼 수도 없었다.
강도윤은 의자 팔걸이에 놓인 손가락으로 느리고 규칙적으로 두드렸다.
원래도 초조했던 한수혁의 마음은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강 대표님, 저와 지은이는 잠시 헤어진 것뿐입니다. 지은이는 지금 화가 나 있을 뿐이니 화가 풀리면 다시 잘 지낼 겁니다.”
“옛말에 사람이 자신을 위하지 않으면 하늘과 땅도 용서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강 대표님께서 오늘 이 위치까지 오르셨다면 제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실 거로 생각합니다.”
강도윤은 차갑게 웃었다.
“전혀 이해할 수 없는데요.”
그는 태어날 때부터 후계자로 양성되었고 주변의 숙부들과 삼촌들이 가장 치열하게 다투던 시절에도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맡은 산업과 프로젝트를 최고로, 최선으로 만들기 위해 애썼을 뿐 회사의 이익을 훼손하지 않았다.
강씨 가문이 오늘날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강씨 가문 사람들이 하나로 뭉쳤기 때문이다.
사소한 갈등은 있었지만 모두 대의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강도윤에게 동병상련을 느낄 수 있겠는가?
한수혁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 그는 강도윤의 말 속에서 그의 태도를 엿볼 수 있었고 그들은 같은 부류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억지웃음을 지으며 소파에서 일어나 작별을 고할 수밖에 없었다.
“강 대표님께서 혁운 그룹에 관심이 없으시다면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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