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최지은은 마침내 희망을 본 듯 굳게 얼어 있던 표정이 서서히 풀려갔다.
그녀가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자료를 넘기던 강도윤이 먼저 말을 이었다.
“내가 혁운그룹의 지분을 사들인 뒤에도 최지은 씨가 여전히 혁운그룹의 일에 간섭하려 든다면, 이 거래는 애초에 상의할 필요조차 없겠죠.”
강도윤은 서류를 덮어 무심히 옆에 내려놓고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물러설 생각이 없었던 최지은은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맞받아치며 단호히 말했다.
“강도윤 씨, 괜한 걱정을 하시네요. 지분을 팔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혁운그룹의 미래는 더 이상 제 몫이 아니에요.”
그녀는 이미 혁운그룹에 대한 미련을 모두 접은 상태였다.
지금 내민 기획서는 반년 전 작성해 둔 것이었고 그것은 다만 혁운그룹이 지닌 잠재력과 가능성을 강도윤에게 명확히 보여주려는 의도였을 뿐이었다.
앞으로 강도윤이 회사를 어떤 길로 이끌든 혹은 한수혁과 어떤 충돌을 빚어 결국 회사가 흔들리게 되든 더 이상 그녀와 무관한 일이었다.
강도윤의 눈빛에서 서늘한 기운이 조금 누그러졌다.
“조건을 말해봐요.”
짧은 침묵 끝에 최지은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혁운그룹이 투자했던 프로젝트가 하나 있었는데 한수혁이 일방적으로 중단시켰어요. 저는 강 대표님께서 그 프로젝트에 다시 투자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 일이 틀어진 건 결국 소유정이 자신을 감싸려다 한수혁의 심기를 건드린 탓이었다.
이미 소유정에게 자신이 해결하겠다고 대답한 이상 중단된 투자를 다시 이어가도록 만드는 건 최지은이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기도 했다.
강도윤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무리한 요구는 아니네요. 그런데 최지은 씨는 내가 혁운그룹 이름으로 투자하길 바라요, 아니면 강호그룹 이름으로 투자하길 바라요?”
겉으로는 무심히 던진 말 같았지만 그 속에 깔린 의도를 최지은은 곧 알아차렸다.
만약 혁운그룹의 이름으로 투자해 달라고 말한다면 그녀가 여전히 미련을 품고 간섭하려 든다는 증거가 될 터였다.
짧은 생각 끝에 최지은은 차분히 대답했다.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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