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화
한수혁은 이를 악물고 아무렇게나 빙빙 돌다 결국 화가 치밀어 브레이크를 세게 밟았다. 그는 숨을 거칠게 내쉬며 넥타이를 거칠게 잡아당겼다.
조금 전 한수혁의 광기 어린 모습에 주눅 들어 있던 채서희는 차가 멈추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수혁아, 서연이 뱃속에는 아이가 있어. 제발 놀라게 하지 마.”
진서연은 창백한 얼굴로 서럽고도 불쌍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난 괜찮아요. 다만 지은 언니가...”
채서희가 이를 악물며 날카롭게 말했다.
“그 여자가 정말 바람피운 거라면, 너 그냥...”
“그럴 리 없어요!”
한수혁은 단호하게 끊었다. 최지은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데.
절대로 자신을 배신 따위는 없을 거라 믿고 있었다.
진서연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입술을 살짝 깨물며 애틋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수혁 씨, 화내지 마세요. 아주머니는 그런 뜻이 아니에요. 그냥 수혁 씨가 걱정돼서 그런 거예요.”
한수혁은 짜증 섞인 숨을 내쉬며 머리를 쓸어 올렸다. 다시 휴대폰을 집어 들고 최지은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이번에도 받지 않았다.
조용히 앉아 있던 진서연의 눈빛에 은근한 환희가 번졌다.
의심이란 씨앗은 한번 심어지면 반드시 싹을 틔우는 법.
한수혁이 언젠가는 최지은을 버릴 날이 올 터였다.
채서희가 또 무언가 말하려 하자, 진서연은 곧장 고개를 저으며 그녀를 말렸다.
잠시 눈빛이 오간 두 사람 사이에 음흉한 속셈이 스쳤다.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최지은은 게임에서 마침내 상대의 넥서스를 밀어냈다.
화면에 ‘승리’라는 두 글자가 떠오르자 그녀의 입꼬리가 뚜렷하게 올라갔다. 최지은은 휴대폰을 흔들며 강도윤을 향해 뽐냈다.
“빙고! 이겼습니다.”
“제 조작 능력이 강 대표님보다는 조금 낫지 않으세요?”
강도윤은 그녀 손에서 휴대폰을 가져가며 태연하게 말했다.
“뭐, 그래봤자 아주 조금이지. 승리의 기반은 내가 닦아놨으니.”
“...”
최지은은 말문이 막혀 허탈하게 입을 다물었다.
‘진짜 뻔뻔하기는!’
운전기사가 차를 세우고 내려서 문을 열었다.
최지은은 밖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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