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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한수혁은 끝내 강도윤이 차에 오르기 전, 비틀거리는 발걸음을 억지로 다잡아 그를 쫓아왔다. “강 대표님.” 그의 부름에 강도윤이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한수혁은 강도윤의 앞으로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방금까지 협력사들 앞에서 보이던 오만한 기색은 사라지고 진지한 표정이 자리했다. “강 대표님은 아마 모르실 겁니다. 요즘 지은이는 우리 결혼 준비 때문에 바빠서 회사 일에는 거의 손을 못 대고 있습니다. 내일은 제가 직접 와서 계약에 사인하겠습니다. 앞으로 혁운의 대소사도 저와 직접 연락하시면 됩니다.” 한수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곧장 휴대폰을 꺼내 강도윤의 연락처를 저장하려 했다. 강도윤은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술기운에 몸을 좌우로 흔드는 한수혁과는 극명히 대비되는 곧은 자세였다. “한 대표님, 많이 취하셨습니다. 일 얘기는 다음에 하죠. 계약은 반드시 최 대표님과 함께할 겁니다. 혁운 관련해서도 앞으로는 제가 최 대표님과만 연락하겠습니다.” 이미 술자리가 시작되기 전부터, 최지은은 장승현에게 연락해 두었다. 그래서 장승현은 차 안에서 대기하며 그녀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최지은이 눈빛을 주자 장승현이 다가와 한수혁을 부축하려 했다. 그러나 한수혁은 버럭 소리치며 그의 손을 세차게 뿌리쳤다. “나 안 취했어. 강 대표님, 정말 안 취했습니다. 정신 똑바로 있어요. 혁운은 지금...” 그가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강도윤은 이미 차에 올라타 버렸다. 한수혁이 급히 차 문을 붙잡으려 했지만, 서민준이 문을 닫으며 냉정하게 막아섰다. “한 대표님, 여기까지만 배웅하시죠.” 그 말과 함께 그는 곧장 조수석에 올라탔다. 차 문이 닫히자마자 운전기사가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 뒤에는 아직 몇몇 협력사 대표들이 서 있었다. 그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한 한수혁의 얼굴빛이 굳어졌다. 그는 혀끝으로 뺨 안쪽을 누르며 씹듯이 굴렸다. 전신에서 씁쓸한 분노와 억울함이 진득하게 흘러나왔다. 최지은은 그저 말없이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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