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화
진서연의 말에 채서희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동안 정말 단 한 번도 최지은에게서 연락이 온 적이 없었다.
‘보통 아들이 결혼할 때면 어머니가 주도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
한수혁을 애지중지 키워왔는데 정작 새로운 가정 안에서 채서희는 어머니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자리를 전혀 보장받지 못했다.
더는 이렇게 최지은에게 짓밟히듯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한테 무슨 수라도 있는 거야?”
채서희는 어두운 표정으로 진서연을 바라보며 낮게 물었다.
한수혁과 최지은의 결혼식은 불과 이틀 뒤인데 솔직히 진서연이 무슨 뾰족한 수를 내놓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진서연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며 고개를 숙여 채서희의 귀에 속삭였다.
“저는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는데 수혁 씨 친구가 생각해 낸 방법이에요. 이 방법만 쓰면 최지은은 평생 수혁 씨 앞에서 고개도 못 들 거고 앞으로는 고분고분하게 지낼 거예요.”
채서희의 눈동자가 반짝 빛났다.
“그 여자가 기꺼이 회사를 포기하고 재산까지 내놓게 할 수 있다는 말이니?”
진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하지만 채서희는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봤다.
진서연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조용히 진성준의 계획을 귀띔했다.
“수혁 씨는 최지은과의 지난 정 때문에 차마 이 방법을 쓰지 못하는 것 같아요.”
아들이 최지은을 아끼는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채서희는 잠시 망설였다.
만약 자신이 다른 사람과 손잡고 최지은을 함정에 빠뜨리고 순결까지 잃게 했다는 걸 알게 된다면 한수혁은 평생 채서희를 용서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진서연은 그 망설임을 단번에 읽어내고는 서둘러 덧붙였다.
“최지은의 약점을 잡으려면 이 방법밖에 없어요. 아주머니, 저랑 수혁 씨 사이가 들통나면 최지은은 수혁 씨 재산 중 절반을 가져가려고 할 거예요. 수혁 씨 어머니로서 그것만은 막아야 하지 않겠어요?”
그녀는 채서희가 무엇보다 재산 문제를 중시한다는 걸 알고 그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솔직히 말해서 수혁 씨 마음이 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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