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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윤지현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과일밖에 없는 걸 어떡해요?” 조도현은 구겨졌던 미간을 풀면서 알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윤지현은 그가 먹지 않을 거로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그는 사람을 시켜 식자재를 가져오게 했다. ‘지금이 몇 시인데. 얼마나 배고픈 거야?’ 식자재가 도착하고 음식을 만들고 나니 11시였다. 조도현은 음식을 맛있게 잘 먹었다. 윤지현은 그를 바라보며 자신의 요리 솜씨가 과소 평가된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진성주보다 음식을 더 잘 만들어서 미쉐린 셰프와 겨룰 수 있을지도 몰랐다. 11시 45분. 윤지현은 매우 피곤했다. 어젯밤 잠을 잘 못 자지 못한 그녀는 오후에 잠깐 눈을 붙이긴 했지만 지금 또 잠이 쏟아졌다. 위층으로 올라간 윤지현이 조도현이 서재 안으로 들어가자 조도현에게 지시할 일은 더 없냐고 묻지도 않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씻고 잠을 잤다. 새벽 2시쯤, 윤지현은 낮게 울부짖는 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 벌떡 일어난 그녀는 방문을 열었고, 조도현의 침실 문이 살짝 열려 있어 안에서 빛이 쏟아져 나오는 걸 발견했다. 조명이 켜진 듯했다. 윤지현은 그곳으로 걸어가서 문을 열었고 안의 장면을 보고 경악했다. 조도현이 노여움 가득한 얼굴로 서 있었고 바닥에는 흰색의 안이 비치는 파자마를 입은 남여울이 머리카락이 헝클어진 채 안절부절못하며 울고 있었다. 윤지현은 빠르게 욕실에서 타월을 챙겨와 남여울의 몸에 둘러준 뒤 심각한 얼굴로 따져 물었다. “여긴 어떻게 들어온 거예요?” 남여울은 훌쩍거리기만 할 뿐 대답하지 않았다. 사실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전석강이 지시한 일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전석강은 리조트의 주인 중 한 명이었기에 미리 별장에 손을 써두는 건 그에게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전석강은 너무 지나친 짓을 했다. 여자를 보내는 것도 쌍방이 원해야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적어도 못 이기는 척 받아주는 기색이라도 보여줘야 했는데 조도현은 아주 명확히 거절했다. 그런데도 전석강은 계속하여 수작을 부렸고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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