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2화
윤지현은 코앞에 있는 얇은 입술을 바라보며 그녀를 깊이 빠져들게 했던 키스를 떠올렸고 저도 모르게 숨이 가빠졌다.
심지어 손까지 축축해졌다.
“한 잔 더 가져올게요!”
윤지현은 벌떡 일어나서 주방으로 달려가더니 냉장고 문을 확 열어 안에 머리를 들이밀면서 찬 공기로 열기를 식히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귓가에서 사람을 홀릴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현아, 냉장고 안에 머리를 넣고 뭘 찾는 거야?”
단단한 팔뚝이 뒤에서 뻗어져 나왔고 등 뒤에 커다란 몸이 바짝 붙었다.
제대로 서지 못하고 주저앉게 됐을 때 몸을 돌린다면 그의 다리를 끌어안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리, 허리, 복근...
머릿속이 점점 더 들끓기 시작했다. 조도현은 윤지현의 귓가에 대고 계속하여 나지막한 목소리로 사랑을 속삭이듯 소곤거렸다.
“지현아, 물이 필요해? 아니면 애플민트가 필요해? 내가 따라줄까? 왜 말을 안 해? 목이 말라서 바보가 된 거야?”
여우 같은 조도현이 그녀의 살결에 대고 숨을 내뱉자 윤지현은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머릿속이 불바다가 될 것 같았다.
윤지현은 몸을 홱 돌렸고 조도현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손등으로 윤지현의 빨개진 뺨을 만졌다.
“얼굴이 빨갛네. 왜 그래?”
윤지현의 눈빛이 몽롱해졌다.
시선이 마주친 순간, 윤지현이 갑자기 그의 목에 팔을 두르더니 발꿈치를 들고 그의 목을 힘껏 깨물면서 작게 말했다.
“조도현 씨, 우리 자제 좀 하자고요. 자꾸 꼬시지 말아요!”
말을 마친 뒤 윤지현은 그를 밀어내고 주방에서 나갔다.
여우는 고양이를 놀리고 싶었을 뿐인데 결국 화난 고양이에게 물렸다.
목을 만져 보니 피가 나고 있었다.
조도현은 못 말린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윤지현은 화장실로 달려가서 세수할 생각이었는데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욕조의 물이 계속 틀어져 있던 걸 발견했다. 장미꽃잎이 위에 둥둥 떠 있었는데 배수구가 막힐 것만 같아서 그녀는 황급히 수도꼭지를 잠갔다.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물이 욕조 밖으로 흘러넘쳐서 집이 물바다가 될 뻔했다.
‘진짜 위험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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