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0화
서이숙은 주방에서 차를 가지고 나왔고 두 사람은 조도현을 빤히 쳐다보았다.
경험에 따라 조도현이 아무것도 표현하지 않아도 그들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딸을 쫓아다니는 남자는 끊이지가 않았었다.
유치원에서부터 어린 남학생들이 딸아이의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으니까.
반면, 조도현은 여전히 태연한 모습이었다.
경계에 찬 두 사람의 눈빛 속에서도 조도현은 주도권을 잡았다. 그는 두 사람과 소파에 앉아서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그들과 대화할 주제를 찾았다.
윤지현은 이 끔찍한 분위기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요리를 더 준비하겠다는 핑계를 대고 바로 부엌으로 도망쳤다.
그녀와 고유진은 주방 안에 숨어 있으면서 시도 때도 없이 밖을 쳐다보았고 부엌의 유리문을 열고 밖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엿듣기까지 하였다.
처음 엿들었을 때, 조도현과 서이숙은 문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는 테이블 위에 있던 상자 속에서 이미 단종된 책 몇 권을 꺼내 서이숙에게 선물하였다.
이건 서이숙이 오랫동안 찾고 있었던 책이었다.
그녀는 동지를 찾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자신이 좋아하는 유명하지 않은 작가를 조도현이 알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하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고유진은 엄지를 치켜들었다.
“역시 대단하다니까.”
다시 요리에 집중하던 그녀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세 사람의 대화를 엿들었다.
문학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사라졌고 조대현은 윤우겸과 국제 정세와 경제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
“아버님, 갑작스럽게 찾아와서 무슨 선물을 준비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마침 집에 난초가 한 그루가 있었는데 제가 꽃을 키울 시간이 없어서요. 윤 비서한테 들으니 아버님께서 꽃을 잘 키우신다고 해서 이렇게 가져왔습니다.”
윤우겸은 테이블 위의 난초를 보고 흥분한 표정을 지으며 돋보기를 썼다.
그는 난초 앞으로 다가와 자세히 감상했다.
“정말 일품인 난초군요. 최상품이네요.”
윤우겸은 하마터면 기뻐서 눈물을 흘릴 뻔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설레는 마음을 억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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