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4화
조도현은 더 이상 노정아와 논쟁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 제가 온 건 어머니의 생각과 태도를 듣고 싶어서입니다. 이제 대충 알 것 같으니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는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 나갔고 노정아의 앞을 떠나자마자 얼굴이 굳어졌다.
일이 생각보다 까다롭게 되었다.
계단을 내려갈 때, 조도현은 서재에서 나오고 있는 조세권을 마주치게 되었다.
“왔니? 바둑 한 판 두자.”
조세권은 웃으며 아들의 어깨를 감싸주었다.
그는 조세권을 향해 차갑게 웃고는 조세권의 손을 뿌리치고 곧장 계단을 내려갔다.
...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들 녀석이 평소에 이렇게까지 차가웠던 적은 없었다. 틀림없이 윤 비서 때문일 것이다.
그는 아래층을 쳐다보다가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앉아 있던 노정아는 남편이 오자 억울한 눈빛을 보이며 그의 품에 안겼다.
“도현이 그놈이 날 협박하고 갔어요.”
조세권은 그녀를 끌어안고 달래주었다.
“그놈이 얼마나 똑똑한 녀석인데. 당신이 서연이를 지금 불러들인 걸 도현이가 모를 리 없지. 차라리 허락할 수 없다고 솔직하게 말해. 우리 둘이 반대하는데 지도 생각이 있겠지.”
“안 돼요. 도현이 성격 몰라서 그래요?”
노정아는 남편의 품에서 고개를 쳐들었다.
“도현이랑 맞서면 우리 사이만 틀어지게 될 거에요.”
“생각해 봤는데 절대 도현이를 강요하면 안 돼요. 윤 비서는 도현이보다 이성적이고 명석하니까 일단은 신경 쓰지 않은 척하면서 윤 비서가 스스로 현실을 깨닫고 도현이를 떠나게 할 생각이에요.”
“우리 아들 성격에는 우리가 헤어지라고 해도 소용없을 거예요. 윤 비서가 헤어지자고 해야 마음을 접을 거예요.”
조세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아들이 그렇게 좋아한다면 허락해 주고 싶었다.
자녀의 행복을 희생할 생각이 없었고 정략결혼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 말을 감히 할 수가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 밤 방에도 들어가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는 아내의 말에 따르는 척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당신 뜻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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