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7화
강혜경 역시 이 상황이 너무 불편했다.
사실 그녀와 윤지현의 관계가 이렇게까지 어색해진 건 처음부터 집안 차이 때문이었다.
강혜경은 늘 시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며느리를 원했지만 아들은 고집을 꺾지 않았고 결국 둘은 심하게 다투기까지 하다가 끝내 아무도 모르게 혼인신고까지 해버렸다.
그런 일이 겹치면서 시어머니로서 쌓일 수밖에 없는 감정들이 있었고 그 뒤로는 윤지현을 어떻게 봐도 도무지 좋아할 수가 없었다.
결국은 그녀가 마음에 들면 자기가 지는 것 같다는 오기만 남았고 합리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억지 미움만 가득했다.
돌이켜보면 어제의 자신이 오늘의 노정아와 다를 게 뭐였을까.
서로 처한 상황과 신분이 다르면 생각하는 것도 모두 다를 것이고 인간은 원래 이기적인 동물이기 마련이다. 그녀들은 냉정한 사람들인 것 같지만 이 세상에 진정 이타적인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무도회에서 윤지현이 그녀들을 구해줬던 것도 그녀들은 고마운 마음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차마 인정도 고백도 못 했다.
자신의 이기심을 직시할 용기가 없어서이기도 하고 어쩌다 보니 윤지현을 미워하는 쪽으로 너무 오래 가버렸기 때문이었다.
혹시라도 그 마음이 바뀌어버릴까 봐 두려운 것도 있었고 결국 자기 자리를 잃게 될까 봐 더더욱 두려웠다.
그런데 이런 민망한 진실이 오늘 이렇게 공개적으로 들춰지니 정말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두 분께서는 뭐 하실 말씀 없으세요?”
여윤아가 그 둘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며 말했다. 이미 목적은 달성했지만 한 번 더 제대로 곤란하게 해주고 싶었다.
이렇게 좋은 윤지현을 단순한 자기 감정 때문에 힘들게 만든 두 사람은 솔직히 마음만 먹었으면 뼈도 못 추렸을 거라고 생각했다.
노정아와 강혜경도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수많은 젊은이가 다 지켜보고 있는데 이제 와서 무슨 변명을 할 수도 없었다.
여태까지 쌓여온 체면과 자존심이 오히려 그녀들의 발목을 잡았다.
그런데도 그들의 자식들은 도와줄 생각도 없이 이참에 그냥 솔직히 잘못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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