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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화

“최... 선... 호?” 윤지현은 입안이 바짝 말라 혀가 반으로 쪼개진 것만 같았다. ‘아니... 이 사람이 우리 집에 왜 있는 거야? 게다가 왜 이런 차림이지?’ 고유진은 속으로 절규했다. ‘이 차림이면 그냥 옷을 안 입은 거랑 뭐가 달라!’ 조도현은 평소와 다르게 무표정한 얼굴 아래로 싸늘한 기운을 뿜어냈다. 여윤아는 비록 이 집에서 요리 중인 이 깔끔한 남자가 누구인진 모르겠지만 다들 기류가 심상치 않은 걸 보고 바로 알아챘다. ‘이 사람은 조도현의 라이벌이겠네.’ 물론 잘생기고 괜찮아 보이지만 상대가 조도현이면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상책이었다. “들어와.” 최선호는 조용히 옆으로 비켜 자리를 내줬다. 윤지현은 조도현의 표정을 쳐다보지도 못한 채 일단 모두를 집 안으로 안내했고 다섯 명이 차례로 들어섰다. 방지혁은 가져온 선물들을 내려놓고 조도현 옆으로 다가가 속삭였다. “제가 저 사람 쫓아낼까요?” 조도현의 살기는 이미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강했고 방지혁은 목소리도 별로 낮추지 않았다. 최선호는 옆에서 그걸 다 듣고 있었다. ‘지금 나 얘기하는 거야?’ 윤지현과 고유진은 못 들은 척했고 여윤아는 답답하다는 듯 방지혁을 흘겨봤다. ‘여긴 지현이네 집이야. 조폭들의 소굴도 아니라고!’ 조도현은 손을 저었다. “당장은 필요 없어.” 그 말에 최선호는 말문이 막혔다. ‘아니... 당장은 필요 없다는 건 또 무슨 말이야.’ “최...” 윤지현은 습관적으로 선호 오빠라고 부를 뻔했지만 간신히 꿀꺽 삼켰다. “부모님은요?” 그러자 최선호가 대답했다. “아저씨는 아줌마와 함께 외할머니 데리러 가셨어.” ‘외할머니라는 말이 참 자연스럽게 나오네.’ 고유진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오늘은... 혹시 선호 씨가 저녁에 요리사로 초대받으신 거예요?” ‘미안해요. 성대 오빠, 오늘은 조도현의 편을 들 수밖에 없네요...’ 그러자 최선호는 담담하게 말했다. “방금 아래에서 아저씨를 만났는데 장 보시다가 허리를 삐끗하셔서 내가 치료해 드리고 올라왔어. 아저씨가 저녁까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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