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5화

“알았어. 다 네 말대로 할게.” 유치훈은 다정하게 대답했지만 그가 보지 못하는 어둠 속에서 차화영의 입가에는 차가운 미소가 스며들었다. 다음 날 아침. 윤지현은 잠에서 깨어나 양치질하며 전날 내내 불편했던 속이 한결 나아진 걸 느꼈다. 아마 정말 어제 너무 피곤했던 데다 살짝 더위도 먹고 며칠 전 아이스커피까지 겹쳐서 그런 것 같았다. 방을 나서 보니 자신이 꽤 일찍 일어난 편이었지만 조도현도 아직 나오지 않았고 유하민 역시 보이지 않았다. 대신 일찍부터 온 손태호가 주방에서 진성주와 함께 유하민에 관한 이야기하며 한창 수다를 떨고 있었다. “아, 진짜 아침에 오는데 심장 멎는 줄 알았어요.” “유하민 그분은 거의 불사조 같지 않아요? 어쩜 매번 그렇게 아슬아슬한 일만 겪는지 모르겠네요.” “우리 대표님은 어릴 때부터 멀쩡했는데... 유하민 씨는 뭐 깡패 집안 도련님 같아서 원...” “제가 저 입장이었으면 벌써 멘탈 터졌을 겁니다.” ... 둘의 수다는 끝도 없었고 윤지현은 뒤에서 조용히 들으며 내심 귀를 쫑긋 세웠다. 이젠 유씨 가문 이야기라면 어쩔 수 없이 온 신경이 곤두섰다. 얼마 후 손석우가 윤지현을 발견했다. “어, 지현 씨! 언제부터 있었어요? 왜 소리도 안 내고...” “두 분 얘기 듣고 있었어요.” 윤지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거들었다. “맞아요. 누가 봐도 멘붕 올 일이죠. 근데 진짜 하민 오빠 대단한 것 같아요.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버티는 걸 보면요.” 그 말에 진성주와 손태호도 맞장구를 쳤고 그제야 두 사람의 아침 수다는 세 명이 하는 아침 잡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렇게 윤지현은 수다에 슬쩍 끼어들며 유씨 가문에 대한 평소 몰랐던 이야기들을 더 많이 듣게 됐다. 조금 뒤, 조도현이 주방에 들어섰다. 진성주와 손태호, 윤지현 세 사람이 신나게 수다 떠는 모습을 보곤 한심하다는 듯 한마디 던졌다. “우리 아파트 경비 아저씨들도 너희만큼은 못 떠들겠어. 나중에 너희들은 동네 분위기 띄우는 역할이나 하면 되겠네.” 그 말에 세 사람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