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7화
고유진은 잔뜩 걱정스러운 얼굴로 휴대폰을 내려놓았고 다시 룸으로 돌아가니 윤지현과 방지혁은 이미 주문을 끝내놓고 있었다.
“유진아, 우리는 이렇게 시켰는데 네가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더 골라 봐.”
윤지현은 메뉴판을 내밀었지만 고유진은 멍하니 앉아 대답이 없었다.
그녀의 시선은 벽에 걸린 그림 한 점에 고정되어 있었고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듯 멍하니 있었다.
고유진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심은우가 어떻게 담 변호사의 폰을 써서 전화까지 했을까. 분명 별짓 다 했겠지... 그런데 진짜 궁금한 건 이렇게까지 공들여서 나까지 동원해 지현이가 애를 지우라고 설득하고 싶었던 걸까? 내가 말해봤자 듣지도 않을 텐데 왜 굳이 이런 수고를 하지? 혹시 일부러 내 입을 빌려 지현이와 도현 씨 사이를 흔들고 싶은 걸까?’
“유진아? 유진아?”
윤지현이 눈앞에서 손을 흔들었다.
“응? 왜?”
그제야 고유진은 정신을 차렸고 윤지현이 메뉴판을 건네며 말했다.
“너도 먹고 싶은 거 골라봐.”
고유진은 마지못해 메뉴판을 들여다봤다.
“화장실 갔다 오더니 왜 이렇게 멍하니 있어? 무슨 일 있었어?”
윤지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고유진은 대충 아무거나 메뉴를 체크하며 슬쩍 둘러댔다.
“아냐. 그냥... 또 갑자기 배탈이 나서 좀 멍해졌어.”
굳이 심은우가 또 이상한 소리를 했다는 걸 말해봐야 소용없었다. 특히나 유씨 집안과 조씨 집안이 혼담을 준비 중이라는 얘기는 윤지현이 듣고 괜히 마음만 상할 게 뻔했다.
윤지현은 그 말을 완전히 믿지는 못했지만 더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방지혁이 진지하게 물었다.
“유진 씨, 또 배탈 났어요? 지난번에도 그랬잖아요. 혹시 밖에 나오면 꼭 배탈 나요?”
고유진은 멋쩍게 웃었다.
“하하. 그러게요. 전 원래 밖에 나오면 꼭 배탈 나는 체질인가 봐요.”
방지혁은 순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유진 씨도 참... 고생이 많네요.”
고유진은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고 세 사람은 바다 전망이 보이는 식당에서 식사했다.
그 사이 그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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