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5화
윤지현은 고유진과 함께 위로 올라가 짐을 챙겼다.
“지현아, 너 좀 빨리 움직여.”
고유진은 옷들을 재빨리 여행 가방에 쑤셔 넣었다.
윤지현은 이리저리 쉴 새 없이 움직이며 마치 난민처럼 허둥대는 고유진의 모습을 보고 한마디 했다.
“유진아, 유 대표가 그렇게 유치한 사람은 아니야. 우리를 따라와서 비웃지도 않을 거야.”
“흥, 유치하지 않다고? 우리가 아까 나올 때 한가하게 방지혁과 암호까지 맞추고 있었잖아.”
“너도 같이 맞췄으면서.”
“중요한 건 유하민이 유치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란 거야. 같은 회사 대표인데 조 대표님은 이런 성격이 전혀 아니잖아.”
“그건 네가 그 사람을 잘 몰라서 그래.”
조도현은 일단 심심해서 놀리기 시작하면 맞설 상대를 구할 정도였다.
그런 조도현과 비교해보면 유하민이 오히려 상대하기 좋은 사람이었다. 적어도 일부러 작정하고 괴롭히진 않으니까.
유하민은 말을 잘하고 농담을 즐기지만 적당한 선에서 멈출 줄 알고 지나치게 지루하게도 하지는 않았다.
고유진은 무릎으로 여행 가방을 눌러 지퍼를 닫았다. 이제 막 해독이 된 상황이라 체력이 부족한 탓에 왔다 갔다 뛰어다니니 어느새 이마에 땀이 맺혔다.
“조 대표님이 어떤 사람인지 너만 알면 돼, 우리는 얼른 가자.”
아래층.
식탁에는 이미 몇 가지 요리가 놓여 있었다.
나지명과 이해숙 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점심은 조도현과 손태호가 직접 만들었다.
두 사람의 솜씨를 본 나지명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독이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아 혹시 재발한 건 아닌지, 또 혼자 망상에 빠진 건 아닌지 착각할 정도였다.
‘조씨 가문의 도련님이 요리까지 할 줄 알다니.’
게다가 본인 집에서 이해숙의 앞치마를 두르고 아주 편안하게 요리를 하고 있었다.
이 일이 얼마나 신기하냐면 나지명이 감자를 금덩이로 보인 것과 거의 상당했다. 그야말로 현실을 초월한 느낌이었다.
“이 국을 좋아해서 밥 한 그릇이나 먹었다고요?”
조도현과 손태호를 거들러 들어온 이해숙과 나지명은 무슨 국을 끓일지 고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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