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9화
마을을 나오니 밖은 어느새 캄캄하게 어두워졌다.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한 산악 도로 양쪽의 나무들은 날씨가 맑고 햇빛이 좋을 때는 몽환적으로 느껴졌지만 흐린 날에는 주위가 저녁만큼이나 어두워 전등을 켜야 할 정도였다.
밖에서 우렛소리가 점점 더 많이 울려 퍼졌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부는 탓에 큰 나무들은 마치 나무 요괴가 곧 부활하려는 것처럼 여러 형태로 비틀리고 흔들렸다.
곧 큰비가 내릴 것 같았다.
앞유리창에 500원 동전만 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비가 억수로 쏟아지자 운전기사는 와이퍼를 켜고 속도를 늦췄다.
조수석에서 졸고 있던 방지혁도 정신을 차리고는 밖을 주시했다.
차는 폭우 속에서 구불구불한 길을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산기슭에 거의 다다랐을 때 맞은편에서 다섯 대의 차량이 올라왔다. 모두 고급 세단으로 맨 앞에는 검은색 롤스로이스 고스트가 있었다.
차들이 엇갈려 지나갈 때... 윤지현과 같은 차 안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창밖을 보았다.
짙은 빗속과 안개 사이, 비록 얼굴을 전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흐릿했지만 윤지현은 처음으로 유씨 가문 사람들과 마주쳤다.
“차가 이렇게 많은 걸 보니 어르신 집으로 가나 보네요.”
손태호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아마도요.”
대답한 고유진은 그들이 말한 할머니가 바로 유씨 가문의 어르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제 박희경도 독살당할 뻔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고유진은 ‘유씨 가문’이라는 두 단어가 머릿속에 스친 순간 심은우가 말했던 조씨 가문이 유씨 가문과 비즈니스 혼인을 맺을 거라는 말이 떠올랐다.
유하민은 윤지현과 고유진이 숨을 곳으로 할머니 집 근처를 추천했다. 그리고 그들이 모르는 사이에 박희경은 윤지현이 임신한 것을 알아봤을 뿐만 아니라 처음에 유하민의 여자친구로 오해했다. 그러다가 조도현의 여자친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생각을 하니 고유진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했다.
웃기는 건 유씨 가문이 분명 불같이 화를 낼 것이라는 점이었고 걱정되는 건 윤지현에게 문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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