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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송시후는 지난 3년 동안 나에게 냉담하고 오만했다. 나는 순수하고 뜨거운 마음으로 그의 차가운 마음을 녹일 수 있다고 믿었다. 설령 그가 강유나에게 미련이 남았더라도 상관없었다. 나는 그저 그가 내 곁에 있어 주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나는 알지 못했다... 바로 그러한 생각 때문에 내 가치관이 산산이 부서지게 될 줄은. 나는 송시후가 필요로 할 때면 언제든 달려가는 개와 같았다. 심지어 강유나가 송시후의 목소리를 흉내 내서 나를 속여넘기는 상황에서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다. 내가 송시후와 끔찍한 하룻밤을 보내게 된 것도 결국 강유나의 계략 때문이었다. 다만... 그날 밤을 떠올릴 때마다, 동생 강유나의 친절한 모습이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렸다. 내가 급하게 달려와 목마르다고 하자, 그녀는 나를 위해 물 한 잔을 건네주었다. 나는 원래 몸이 약한 편이라 물을 마시고 잠시 쉬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다. 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호텔 스위트룸이었다. 나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였고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저지른 건가 생각하는 순간, 내 옆에는 그토록 그리워하던 남자 송시후가 누워 있었다. 희미하게 기억나는 것은 남자가 깨어났을 때 ‘유나'라고 중얼거리며 나를 껴안았다는 것이다. 나는 온몸이 굳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남자는 그 순간 눈을 떴다. 그리고 내 얼굴을 확인하더니 충격에 휩싸였다. “어떻게 너야?!” “난...” 그 후, 남자는 이 일을 절대 가족들에게 알리지 말자는 약속을 나와 맺었다. 하지만 우리는 피임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잊었다. 관계를 가질 때 콘돔을 사용하지 않았고 나는 정신이 혼미한 탓에 사후 피임약도 먹지 않았다. 그렇게 한 달 후, 나는 구토 끝에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대표님, 어디로 출발할까요?” “회사.” 남자는 피곤한 듯 탁한 숨을 내뱉고 앞으로 걸어갔다. 나는 당연히 박진섭의 뒤를 따라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자기 바람이 나를 휩쓸고 지나갔고 나는 박진섭의 뒷모습이 점점 멀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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