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화
“가스 중독이라고요?”
팀장은 내 얼굴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말을 이었다.
“꼭 명심해요. 강연아 씨가 이렇게 며칠씩 빠지면 당신 동료들이 대신 강연아 씨의 일을 떠안아야 해요. 집에 돈 많아서 체험 삼아 나왔다 해도 여기까지 왔으면 맡은 건 스스로 해야죠. 안 그러면 설령 송 대표님이랑 관계가 있다고 해도 인턴 끝날 땐 짐 싸고 나갈 줄 알아요!”
‘송시후?’
나는 팀장의 표정을 살폈다. 그녀의 시선은 온통 컴퓨터 화면에 고정돼 있었고 숫자들이 안경 렌즈에 비쳤다.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는 고개를 돌려 나를 한번 짧게 보고 물었다.
“알아들었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팀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명심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절대 이유 없이 빠지는 일 없을 거예요.”
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괜히 강연아 씨를 괴롭히려는 건 아니에요. 당신 같은 젊은 애들 많이 봤어요. 누구 힘 믿고 설치는 건 결국 허망하죠. 직접 열심히 일하고 능력을 키우는 것만이 평생의 의지가 돼요.”
“알겠습니다.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나가 봐요.”
나는 다시 고개를 끄덕이고 나가려는데 팀장이 또 불렀다.
“아까 송 대표님 쪽에서 재무 보고서가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강연아 씨 이름을 직접 언급했으니 강연아 씨가 가져다줘요. 어디 있는지 알죠?”
‘결국 송시후는 참지 못했구나!’
조금 전 이수연이 어제 부서장이 나를 찾았다고 했을 때부터 짐작은 갔다. 아마도 그 시각쯤, 송시후가 내가 자기 회사에서 일한다는 걸 알고 사람을 시켜 확인했던 거다.
‘그런데 생각보다 성급하게 움직이네. 이제는 보고서를 구실 삼아 나를 직접 불러들이는군.’
그에게 이 얼굴이 섬뜩한 건지, 아니면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그의 심리를 뒤흔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나는 팀장실을 나와 보고서를 들고 송시후의 사무실로 향했다. 가는 내내, 송시후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또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다.
사무실 문 앞에 도착하자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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