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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나는 그녀를 향해 미소 지었다. 그녀는 나를 한 번 바라봤을 뿐, 곧바로 시선을 거두고 다른 이들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나는 그 일에 마음을 두지 않고, 집 안에 들어가 짐을 내려놓은 뒤 유은수 이모님께 인사를 드리고는 곧장 위층 박진섭의 서재로 향했다. 문을 두드려 안에서 들려온 대답을 확인한 후 문을 열고 들어가니, 창가에 서 있던 박진섭이 몸을 돌려 나를 바라봤다. “어떻게 이 시간에 왔어?” “회장님께서 회사에 내게 해고 조치를 내려서. 그래서 먼저 돌아왔어.” 나는 말을 마치자, 조금 전 집을 나서던 그 무리의 사람들을 떠올렸다. “아까 내가 들어올 때 그 사람들이 나를 봤는데... 문제 되진 않겠지?” “괜찮아. 다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야. 알더라도 함부로 말하지 않아. 게다가 네 일과는 관련도 없어.” 박진섭은 창가에서 걸음을 옮겨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해고 통보할 때 다른 말은 없었어?” “없었어. 회장님을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지난번 정규직 전환 계약서를 막으셨던 걸 생각하면... 나를 송씨 가문에 두고 싶지 않으신 게 분명해. 이번에 또 이렇게 내쫓으신 것도, 시후 씨와 외삼촌이 엮이지 않길 바라셔서겠지. 정말 그렇게까지 시후 씨에게 실망하신 걸까? 다시 일어날 기회조차 주지 않으려는 건가?” “그분은 세상물정에 능한 분이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분은 모를 리 없어. 네 속사정까지는 몰라도, 의심은 당연히 할 거야. 게다가 네 얼굴이 강지연과 닮았잖아. 경계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지.” “그럼 회장님께서 이 사실을 시후 씨한테 말씀하실 수도 있겠네? 만약 시후 씨가 곧이곧대로 믿어버리면, 우리 계획은 진행이 안 되는 거 아닌가?” 박진섭이 고개를 돌려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반문했다. “설령 말씀하셔도... 지금 송대표가 그분 말을 믿을까?” 나는 잠시 깊이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럴 것 같지는 않아. 조금 전에도 통화를 했는데, 회사에서 중요한 회의가 있다고 했더니, 그 얘길 듣자마자 급히 전화를 끊더라고. 지금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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