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284화

“이 그림들, 다 네가 상상해서 그린 거야?” 박진섭이 물었다. “그러니까... 영혼이 다른 사람 몸에 빙의한다든가 하는 이야기 말이야. 너 전에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잖아. 네가 그런 존재라고... 말했었잖아.” 박진섭은 말을 하다 말고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흐릿한 눈빛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그 순간, 그 역시 자신이 무슨 대답을 원하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나는 박진섭을 바라보았다. 강연아가 된 후 무작정 진실을 털어놓고 싶었던 무모함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지금은 오히려 생각이 많아지고 무엇을 말해야 할지조차 모르겠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냥 조용히 말했다. “그냥... 내가 만약 정말로 자살로 죽었다면 내 몸에 낯선 누군가가 하지만 나와 비슷한 운명을 가진 누군가가 들어왔을까 생각했어. 아마도 가스 중독으로 죽을 뻔했을 때가 너무 죽음에 가까웠던 탓에 그런 죽음과 관련된 영감이 많이 떠오른 것 같아. 그림을 그릴 땐, 의도하지 않았던 영감들이 떠오르잖아.” “그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 앉아 내 손에 있던 그림을 받아든 박진섭은 한 장 한 장 넘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중간에 멈추며 말했다. “근데... 이 그림 중에 몇몇 장면은 왠지 낯이 익은 것 같아.”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배경은... 네가 사는 이 집을 참고해서 그렸어. 옛날 느낌의 집이 분위기를 더 살려줄 것 같아서.” “그래?” “응.”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박진섭은 한참 동안 침묵한 후 그림들을 다시 내게 돌려주었다. 나는 얼른 그것들을 정리했다. 사실 이 이야기는 꽤 흥미로운 소재였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스타일이라 다시 손보면 온라인에 올려도 좋을 것 같았다. 어제는 그냥 영감이 너무 빨리 와서 그림 도구를 잡자마자 그려낸 것뿐이었다. 다시 박진섭을 바라본 순간 빛 속에 서 있는 박진섭이 왠지 모르게 외로워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가슴 한구석이 저릿해지며 어젯밤에 묻지 못했던 그 질문이 다시 떠올랐다. “박진섭, 나 한 가지만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