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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VIP 병실이라고 해도, 덩치 큰 박지한이 작은 침대 옆에 엎드려 자는 건 무리였을 것이다. 박지한 눈 밑엔 진하게 다크서클이 내려앉아 있었고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렇게 찡그린 얼굴을 보고 있자니,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몸을 살짝 움직이자 박지한이 단번에 눈을 떴다. “자기, 열은 다 내렸네.” 그리고 이마에 손을 얹고 확인하더니, 곧장 몸을 일으켜 병실 밖으로 나갔다. “기다려, 내가 의사 부를게.” 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가 들어왔다. 꼼꼼하게 진찰을 마친 뒤, 의사가 박지한을 향해 말했다. “대표님, 사모님은 다행히 큰 이상 없습니다. 당분간은 자극적인 음식 피하시고, 편히 쉬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약은 앞으로 절대 드시면 안 됩니다. 몸에 꽤 무리가 갔습니다.” 박지한은 고개를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직접 의사를 배웅했다. 나는 불안한 마음에 침대 시트를 괜히 쥐고 만지작거렸다. ‘설마... 피임약 먹은 걸 들킨 건가?’ ‘며칠 전 먹은 거라 이미 다 소화됐을 텐데, 설마 피검사로도 나오나?’ 박지한이 다시 병실로 들어왔고 이번엔 조용히 의자에 앉아, 팔짱을 낀 채 나를 바라보았다. 무표정인 얼굴에선 아무 감정도 읽히지 않았고 방 안은 숨 막힐 정도로 조용했다. 난 쿵쿵대는 심장 소리가 바로 귀에 울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몰래 고개를 들어 그를 힐끔 보다가 눈이 딱 마주쳤고 반사적으로 고개를 떨궜다. 그런데, 박지한이 불쑥 입을 열었다. “자기, 나한테 할 말 없어?” 나는 그 말에 조건반사처럼 대답했다. “아니? 할 말 없는데?” 박지한은 몸을 일으켜 나를 내려다보았다. “왜 피임약 먹었어?” 역시 들켰구나. 박지한은 내 턱을 감싸 쥐고 강제로 시선을 마주하게 했다. 박지한의 눈가가 빨개졌고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나랑 아기 가지고 싶지 않았던 거야?” 난 시선을 슬쩍 피한 채로 낮게 대답했다. 그러자 박지한이 무기력하게 손을 떨구더니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왜?” ‘왜라니. 난 네가 결혼하고 싶었던 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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