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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나는 멍하니 얼어붙었고 한미애도 말문이 막힌 듯했다. 그때 박지한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희 결혼한 지 얼마 안 됐어요. 지금은 둘만의 시간이 소중해서 아이는 좀 더 늦게 갖고 싶어요.” 그 말에 한미애는 예상치 못했다는 듯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틈을 타 김금옥이 찻잔을 내려놓으며 나섰다. “그래. 지금 당장 아이를 갖지 않더라도 약까지 먹는 건 안 돼. 약은 다 독이야. 괜히 몸 상하면 나중에 진짜 필요할 때 애도 못 낳아.” 박지한은 살짝 웃으며 할머니 앞으로 몸을 기울였다. “네, 할머니. 앞으로 절대 시연 씨 약 먹게 하지 않을게요.” 김금옥은 그제야 안심하는 듯 미소 지었다. 나도 조용히 가슴을 쓸어내리며 조심스레 박지한을 바라보았다. 그는 묵묵히 내 손을 꼭 잡아주었다. 하지만 한미애는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 “어차피 언젠가는 낳을 아이면 지금 낳는 게 낫지 않겠니? 너희는 아직 젊잖아. 젊을 때 낳아야 회복도 빠르고...” 박지한은 나를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 “어머니랑 아버지도 결혼하고 몇 년은 둘만 지냈잖아요.” 그 말에 한미애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가 곧 다른 이유를 꺼냈다. “너 또래 친구들은 다 아이 낳았더라. 친구들은 벌써 손주 안아봤는데 나만 아직이야. 나만 이렇게 외롭고 허전해.” 박지한은 태연한 척 말했다. “어머니, 준영이도 아이 없잖아요. 윤 아주머니가 계시니까 어머니는 외롭지 않으실 거예요.” 한미애는 아들에게 화를 내지 못하고 대신 나를 바라보았다. “시연아, 넌 몸이 약하잖아. 둘이서 뭘 어떻게 챙겨. 내가 믿을 만한 가정부를 붙여줄 테니까, 밥이며 약이며 다 챙겨줄 거야.” 그 말에 나는 순간 숨이 턱 막혔다. ‘챙겨준다는 명목으로 감시하겠다는 거잖아.’ 그 순간 박지한과 눈이 마주쳤다. 그도 내 마음을 알아챈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 저희는 괜찮아요. 가정부 필요 없어요.” 그러자 한미애의 눈빛이 살짝 날카로워졌다. “약 달일 줄 알아? 밥은 제대로 해 먹을 수 있어? 네가 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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