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화
이튿날 아침, 이무진은 일찍부터 집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박지한에게 짙은 회색 정장을 골라준 뒤, 오피셜한 느낌을 좀 중화시키기 위해 나는 일부러 연한 파란색 세트업으로 갖춰 입었다.
박지한의 넥타이를 매준 뒤 나도 하이힐로 갈아신자 그가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정말 이렇게 입고 갈 거야?”
나는 그의 앞에서 턴까지 해 보이며 하늘거리는 치맛자락을 자랑했다.
“응. 별로야?”
“예뻐.”
박지한의 칭찬에 기분이 좋아진 나는 서둘러 밖으로 나가려 했다.
“이제 가자.”
“잠깐만.”
내 말에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2층으로 올라간 박지한은 쇼핑백을 하나 들고 내려왔다.
“가자.”
박지한의 기사가 운전하는 차라서 이무진은 조수석에 앉아서 나와 박지한에게 청광리의 상황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었다.
청광리는 자연경관은 아주 아름답지만 경제가 발달하지 못해서 길이 아주 울퉁불퉁했다.
그래서 경력 있는 기사가 운전하는 차라 해도 덜컹거리기 일쑤였다.
두 번째로 덜컹거릴 때 내 몸 전체가 앞으로 쏠리자 박지한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깡그리 무시한 채 나를 품에 껴안았다.
“담당 직원한테 연락해서 길부터 고치라고 해.”
차에서 내리자마자 나는 박지한이 아까 내 하이힐을 이상하게 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하이힐이 높지는 않아도 워낙 가늘어서 크고 작은 돌멩이들이 가득 깔린 바닥 위를 걷다 보면 저도 모르게 발을 삐끗하곤 했다.
“조심해.”
박지한이 넘어지려는 나를 빠르게 잡아주자 나는 그의 팔에 의지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며 말했다.
“미안해. 아침에 이거 말한 거였구나. 내가 못 알아들었네.”
박지한이 고개를 젓자 이무진이 다급히 다가와 들고 있던 쇼핑백을 건넸다.
그 안에 든 건 다름 아닌 굽이 없는 신발이었다.
내가 그의 남다른 준비성에 감탄하고 있을 때 박지한은 이미 무릎을 꿇고 내 신발을 벗기고 있었다.
“내가 할게.”
주변에 보는 눈이 있어 부끄러워진 내가 그를 밀어내봤지만 박지한은 꿈쩍도 하지 않고 내 맨발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이무진과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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