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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차승준의 뻔뻔한 말에 강지연은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손을 휘저으며 곧장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뒤에서 차승준은 죽을 각오로 소리를 질렀다. “누나, 부끄러워하지 마!” 강지연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도도하게 걸어갔다. 어젯밤의 엉망진창인 일들을 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연구실로 들어가 문을 열자 거대한 원형 조작대 앞에서 한 사람이 이미 오랫동안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흰색 유니폼을 입은 전민호는 금테 안경을 쓴 채 집중한 표정으로 눈앞의 홀로그램 투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인기척을 느낀 전민호는 고개를 든 순간 강지연을 보자 살짝 멈칫하더니 곧 안경을 밀어 올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왔어?” 전민호 또한 아침에 회사 로비에서 벌어진 그 소동을 잘 알고 있었다. 임다은의 이름은 블루오션 테크놀로지 내부에서 더 이상 비밀이 아니었다. 이런 일이 있었기에 강지연이 적어도 며칠 동안 쉬면서 마음을 추스르면서 오늘은 회사에 안 올 것이라 생각했다. 어쨌든 그런 여자가 찾아와서 거짓말을 하고 모함을 했으니 기든 아니든을 떠나 누구라도 기분이 나쁠 것이다. 강지연은 전민호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무시한 채 그저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외투를 벗은 뒤 전민호와 같은 유니폼을 입고 조작대의 다른 한쪽으로 걸어갔다. 익숙한 현재 상황에 강지연은 마치 몇 년 전 심지원과 여기에서 함께 싸우던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심지원도 항상 흰색 유니폼을 입고 강지연이 오기 전에 모든 준비를 다 해놓고 여기서 기다렸다. 혼란스러운 감정을 최대한 억누르며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강지연의 눈가에 어느새 맑은 빛이 감돌고 있었다. “시작해요.” 전민호는 일을 시작하자는 강지연의 말에 본인도 마음을 가다듬고 일에 몰두했다. “핵심 알고리즘이 세 번째로 업데이트되었어. 시뮬레이션 테스트 성공률도 99.7%에 도달했고. 하지만 극한 환경에서의 자극 반응 모듈에서는 여전히 0.3초 정도 지연이 생겨. 그래서 문제의 원인을 찾아야 해.” 두 사람은 다시 긴장한 얼굴로 작업에 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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