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화 이런 손자는 없어
두 사람은 꼭대기 층의 대표 사무실로 향했다.
차승준은 소파에 기대 심심한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빙빙 돌리고 있었다. 두 사람이 들어오자마자 그는 바로 허리를 펴고 앉았다.
강지연은 군더더기 없이 방금의 구상을 통째로 꺼내놓았고 옆에서 전민호가 기술적 타당성과 실행 방안을 보태 설명했다.
말을 다 듣자, 차승준의 얼굴에서는 나른함이 싹 지워졌다. 소파에서 벌떡 일어난 차승준은 눈빛이 번쩍였다.
‘그래, 이게 내가 아는 지연 누나지. 언제나 물러설 데 없는 배짱 말이야. 진태경이니 사랑 타령이니, 다 발끝의 먼지일 뿐이야.’
“좋아!”
차승준이 힘껏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
“그러면 일단 이대로 밀자. 돈이 모자라면 회장님께 받아 오고, 부지는 내가 확보하고, 허가도 내가 뛸게! 지연 누나와 형님은 기술이랑 공정만 챙겨. 나머지는 전부 내가 처리할게!”
그러자 강지연도 미소를 얕게 그렸다.
이런 동료가 있으니 반드시 큰일을 성사할 수 있을 것이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세 사람은 곧장 움직였다.
차승준은 모든 인맥을 총동원해 최단 시간에 공장 부지로 최적화된 산업용 토지를 추렸다.
강지연과 전민호는 기술팀을 이끌고 밤을 새워 공장 기반 시설 기준과 설비 조달 리스트를 뽑아냈다.
이튿날 아침, 세 사람은 차를 몰아 교외의 여러 하이테크 산업단지를 향해 현장 실사를 시작했다.
그 무렵, 진태경이 이 소식을 들었을 땐 이미 판이 굳어 있었다.
진태경은 사무실에서 전화기 너머 부동산사업부 이 팀장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대표님, 저희가 점찍어 둔 성남 3번 부지가 어제 오후 블루오션테크놀로지에 먼저 낙찰됐습니다. 우리보다 삼십 퍼센트 더 높게 가격을 불렀고 게다가 일시금으로 전액 결제했습니다. 전혀 망설임이 없어 보였습니다. 알아보니 3번 부지뿐만 아니라 주변 산업 용지 몇 군데도 싹 가져갔습니다. 꽤 큰 규모의 생산기지를 지을 모양입니다.”
진태경은 말이 없었다.
‘블루오션테크놀로지... 강지연이 공장을 짓고 있는다고? 그것도 내가 인수한 공장 근처에 말이야.’
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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