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8장
준희가 별 말을 하지 않았기에 지안은 이따금 무례한 말을 계속 했다. 한편 도윤은 투명인간 취급을 받고 있었다.
두 시간 정도 구경을 하고 나니, 오전 11시 정도였다. 건물 안에 레스토랑이 몇 군데 있었기 때문에, 준희는 점심 먹을 장소를 같이 찾아보자고 얘기하였다. 그러면 그들은 앉아서 더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이엘과 그녀의 친구들은 당연히 수락하였고 곧 근처 한 레스토랑을 발견하였다. 마침내 앉을 수 있게 되어 도윤은 테이블에 짐들을 내려 놓고 앉았다.
“누가 여기 앉으래?” 도윤이 자리에 앉자 비명 소리가 들렸다.
“우리 여기서 먹는 거 아니야? 내가 앉는 게 뭐가 잘못된 거야?” 도윤이 짜증내며 물었다.
지안이 한 말이었고 그녀는 인내심에 한계에 다다랐다. 이엘이 계속해서 준희에게 말을 거는 모습을 보자 질투심이 이성을 지배하였다. 자신이 관심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주목을 받으려 도윤에게 소리를 질렀다.
“스스로를 좀 봐! 어떻게 감히 우리랑 같이 앉으려고 해? 니가 우리랑 수준이 같은 줄 아니! 그냥 살던 대로 살아! 니 갈 길을 가라고!” 지안이 또다시 소리를 질렀다. 그녀의 말에는 동시에 다른 누군가를 저격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도윤이 쏘아붙였다.
“이도윤, 왜 지안이랑 싸우려고 해? 그냥 가만히 있어. 그리고 지안이가 틀린 말 한 것도 아니잖아! 와, 여자랑 싸우려고 하다니, 너 같은 남자애는 도대체가…” 지효가 말했다. 그녀는 지안이 화난 것을 알아서 역시 화살을 도윤에게 돌리고 있었다.
“이도윤?” 그 순간, 이엘이 도윤을 쳐다보았다. 소개팅 걔 이름 아니야? 진짜 이 남자애가 전에 내가 소개팅 하려고 했던 애라고?
“아, 아마 너는 얘 모를 거야. 우리 할아버지 이웃이고 우리 집 임차인이기도 하거든. 내가 짐 드는 것 좀 시키려고 데리고 왔어. 좀 이따 성의표시로 점심 사줄 거야.” 라고 지효가 말했다. 그녀는 지안이가 이엘과 싸울까 봐 걱정이 되었고 빨리 화제를 바꿨다.
“아, 그렇구나!” 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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