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8장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진우주의 목소리가 왠지 더 매력적으로 느껴져 귀가 간질간질했다.
하지만 어제 진우주가 김현호를 다치게 했다는 일로 아직 화가 나 있는 김시아는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응.”
“뭐야. 왜 이렇게 차가워?”
확 차가워진 분위기에 잘생긴 얼굴에 걸려있던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가 두 눈을 가늘게 뜨자 주위의 온도마저 낮아진 듯했다.
“설마 파혼 취소하려는 건 아니지?”
“...”
무슨 일이든 파혼으로 몰고 가는 화법에 김시아는 화난 와중에도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어딘가 불안한 듯한 목소리를 들으니 왠지 측은지심이 들기도 했다.
눈을 질끈 감은 그녀가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취소하려는 게 아니라... 어제 일 때문에 아직 화가 난 거거든!”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잔뜩 힘이 들어가 있던 턱에 힘이 풀리고 오싹해졌던 분위기 역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듯했다.
다행이라는 마음과 함께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휴, 하마터면 진짜 김현호 죽이러 갈 뻔했네...’
“아직도 어제 그 키스 때문에 화난 거야?”
진우주의 목소리에 묘한 유혹의 기운이 담겼다.
“내가 잘못했어. 이번엔 네가 그렇게 거칠게 키스해 줘.”
‘아니, 이 앙큼한 남자가 또...’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김시아가 바로 대답했다.
“아니, 그것 때문에 화난 게 아니라. 어떻게 사람 손을 그렇게 만들 수가 있어?”
‘뭐야? 지금 약혼자 걱정돼서 이러는 거야? 그 자식도 그래... 남자가 돼서 그걸 그새 쪼르르 일러바쳐?’
진우주의 주먹에 다시 힘이 들어가고 조금 생기를 되찾았던 눈동자 역시 도로 어두워졌다.
입술을 깨문 김시아가 진지하게 말했다.
“사과해.”
‘하, 사과? 나더러 지금 그 자식한테 사과를 하라고?’
조각처럼 아름다운 얼굴이 어두워지고 주위에 어둠의 기운이 도사리기 시작했다.
‘김시아... 그깟 약혼자가 그렇게 소중해?’
“사과? 그건 싫어.”
진우주는 질투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 김시아가 그 남자를 걱정해 주고 있다는 생각만 하면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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