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15화 “너 귀신 들렸어?”

몰래 녹음된 거라 강지연의 목소리는 낮고도 답답하게 들렸다. 어젯밤 진우현 앞에서 눈물로 호소하던 때와 달리 이번 녹음은 오히려 덜 서툴게 느껴졌다. 진우현이 참고 또 참으며 메시지들을 차례대로 다 들었을 때쯤 연주형은 이미 단체방에 몇 개나 새 메시지를 올리고 있었다. “다 들었어요? 보아하니 형의 꼬마 후배가 형을 좋아한 게 하루이틀이 아닌 것 같아요. 형이 진짜 관심 없으면 이번엔 내가 진짜로 움직여요? 그때 가서 나한테 뭐라 하지 말고요.” 연주형은 강지연과 마주 앉아 밥을 먹으면서도 휴대폰을 힐끔거렸다. 이윽고 화면이 번쩍이더니 진우현의 답장이 올라왔다. “병신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연주형은 속으로 웃으면서 강지연을 향해 다정하게 물었다. “밥 다 먹고 한 판 할래?” 강지연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었다. “아니, 곧 졸업이라 요즘 취업 준비로 바빠. 오늘도 학교 취직 설명회에 가야 해.” 연주형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어떤 일자리를 찾고 싶은데?” “요즘 취업 시장이 어렵잖아. 난 그냥 제 전공이랑 조금이라도 맞으면 다 괜찮아.” “북성대 출신이 이렇게 겸손해? DG도 올해 채용 계획이 많아. 이력서를 나한테 보내면 내가 인사팀에 넘길게.” 가볍게 던진 말이었지만 강지연의 마음은 파도처럼 출렁였다. 이미 몇 군데서 입사 제안을 받았지만 진우현이 있는 회사에 들어갈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가까운 지름길이었다. “주형 씨, 정말 고마워. 술 대신 차라도 원샷할게.” 강지연은 꽃처럼 얼룩진 얼굴로 찻잔을 들어 올렸지만 검은 눈동자에는 순수한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 앙상한 얼굴에 어리숙함과 강단이 함께 어우러져 묘한 매력을 풍겼다. 연주형은 차를 들어 올리며 미소 지었고 눈빛은 마치 이미 입에 들어온 토끼를 바라보는 듯했다. 수많은 여자를 겪어봤지만 강지연 같은 타입은 연주형에게 치명적이었다. 강지연은 곧장 이력서를 연주형에게 전송했다. 식사가 끝나고 둘은 함께 독실을 나서면서 마침 들어올 때 마주쳤던 무리와 계단 앞에서 다시 마주쳤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