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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당구 여신

강지연은 잔뜩 긴장했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다. 그녀는 온화한 미소를 지은 채 가만히 서 있었다. 장서현은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진우현을 향해 말했다. “오빠 회사의 직원이지만 절대 봐주지 않을 거야. 내가 이겨도 무정하다고 하지 마. 알겠지?” 진우현은 고개를 돌리고 강지연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뜨거운 눈빛이 느껴지자 그녀는 재빨리 시선을 피했다. “마음대로 해.” 말을 마친 그는 소파에 앉아서 담배를 입에 물었다. 당구대에 사람들이 점점 많이 몰렸고 긴장한 분위기 속에서 겨루게 되었다. 당구실에서 시합하는 건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러나 빼어난 미모와 몸매를 자랑하는 두 여자가 겨루는 걸 보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이다. 시합하는 내내 뭇사람들은 강지연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녀는 우아한 자태를 유지하면서 침착하게 수구를 쳤다. 강지연은 진지한 표정을 지은 채 수구를 쳐다보면서 집중했다. 앳된 얼굴에 아무런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다. 그녀는 오로지 경기에서 이길 생각뿐이었다. 화려한 옷차림과 달리 순수한 얼굴에 집념이 드러났다. 첫 번째 판에 강지연은 먼저 큐대로 하얀 구를 치면서 시작했다. 그녀는 운이 좋아서 단번에 모든 구를 넣었다. 두 번째 판은 장서현이 먼저 수구를 쳤다. 절대 봐줄 생각이 없었던 그녀는 몇 분 만에 구를 전부 넣었다. 연주형은 손뼉을 치면서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이 경기를 보게 되어서 참 기뻐요. 고수들이 맞붙으니 정말 흥미진진하네요. 두 분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강지연은 장서현의 실력이 이 정도로 뛰어날 줄 몰랐다. 생각보다 더 강한 상대를 만나게 되어서 당황했지만 심호흡하면서 감정을 추슬렀다. 세 번째 판이 시작된 후, 강지연이 불리한 상황이 이어졌다. 장서현은 이 틈을 노려서 빠르게 움직였다. 강지연은 허무하게 패배하고 말았다. 몰려들어서 구경하던 사람들이 입을 열었다. “역시 당구 여신답게 먼저 치고 나가네요.” “장서현 언니, 정말 멋있어요. 언니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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